“삼성 등 4대그룹 위주로 운영하던 관행을 탈피하고 421개 회원사의 목소리를 합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전국경제인연합회를 개혁하겠습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경련이 단합되지 않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전경련은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국 경제를 논의하는 모임이 돼야 하며, 일부 재벌의 대변자로 전락하면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다음달 18일 회장단 회의에 앞서 114개 이사회 회원사들을 만나 저녁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또 “전경련 산하의 한경연 자유기업원 국제경영원 등의 중복된 업무를 조정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혀, 전경련의 조직 변화와 일부 수뇌부에 대한 물갈이 인사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전경련 회원사를 늘려 회비도 확대하는 등 전경련을 활성화 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명확히 밝혀, 이제부터 재계의 목소리를 분명히 대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한미 FTA의 쟁점이 되고 있는 쇠고기 등 농산물 분야에 대해서는 개방 불가피론을 역설했다. 조 회장은 “지구 경제가 한 촌락이 된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이기는 품목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체 총합이 커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또 참여정부와 박정희 정권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은 ‘참여 정부하의 사업 환경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참여정부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액수는 더 크지만, 가치로 비교하면 박정희 정권 시절에 가장 큰 돈을 벌었으며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는 긍지도 컸다”고 답변했다.
조 회장은 1966년 선친의 나일론 사업을 돕기 위해 미국 유학 도중 귀국, 최초로 나일론 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눈물을 흘린 일화도 소개했다.
조 회장은 이어 “60~70년대 재계 사람들은 밤낮 안 가리고 뛰면서 큰 성취감을 느꼈으며, 단순히 돈을 버는 것 뿐 아니라 사업하면서 느끼는 성취감,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조 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최근 정신차리지 않으면 혼란이 온다는 얘기를 한 것도 이 같은 충정에서 나온 말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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