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장관급 협상 사흘째인 28일 미국이 돼지고기 관세 5년 내 완전철폐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농산물 분야에서 공세를 이어갔다.
리처드 크라우더 미 무역대표부(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은 이날 농업 분야 고위급(차관보) 회담 한국측 대표인 민동석 농림부 통상정책관과의 협상에서 돼지고기에 붙는 25% 관세를 5년내 완전 철폐할 것과 쇠고기도 가급적 단기 철폐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민 정책관은 “농업의 민감성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29일 오전까지 농업 분야에서 고위급 회담을 진행, 장관급 회담으로 넘길 초민감 품목 2, 3개만 제외하고 타결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쇠고기 등에서 양측 입장에 변화가 없어 농산물 분야는 최후까지 격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농산물과 함께 대표적인 ‘딜 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로 꼽히는 자동차는 이날 미국 측이 관세양허(개방)안을 한국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개편과 자동차 배출가스 진단 장치 의무장착 연기 등의 요구사항을 들어 줄 경우, 어느 정도까지 관세를 철폐할 수 있는지 입장을 처음 밝힌 것이다.
하지만 개방 수준이 3년 내 자동차 관세 완전 철폐라는 한국측 요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서비스 분야에서는 변액보험, 퇴직연금, 손해보험 등의 상품을 우체국 보험이 취급하는 것을 규제하고, 생명보험 상품 중 어디까지를 허용할 지를 놓고 막판 조율을 진행했다.
하지만 금융 분야의 최대 쟁점으로 한국이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단기 세이프가드(외환위기시 일시 송금제한)에 대해 미국이 여전히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해 협상 진척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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