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원 만세!’
무서운 기세다. 박주영의 징계를 틈타 주전으로 도약한 한동원(성남)이 2경기 연속 두 골을 몰아치는 놀라운 활약으로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22세 이하)의 3연승을 이끌었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은 28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08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예선 3차전에서 한동원의 ‘원맨쇼’를 앞세워 2-0 완승을 거뒀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2차전(3-1승)과 동일한 라인업의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3-4-1-2 포메이션으로 맞선 우즈베키스탄을 맞아 경기 초반 고전했다.
전반 1분 오딜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정성룡 골키퍼가 멋지게 막아내 위기를 넘긴 한국은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한 우즈베키스탄을 맞아 전반 중반까지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짜임새 있는 공격을 펴지 못했다.
미드필드에서 공격진으로 볼 투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아지지와 비탈리 등 우즈베키스탄 측면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에 밀려 좌우 측면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UAE전의 영웅 한동원은 전반 34분 단 한번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키는 집중력을 뽐내며 경기 흐름을 단번에 돌려놓았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이근호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골에어리어 정면에서 쇄도하면서 헤딩슛, 우즈베키스탄 골네트를 가른 것.
선제골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한국 공격진은 이후 주도권을 틀어 쥐고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양동현과 섀도우 스트라이커 한동원이 번갈아 우즈베키스탄 문전으로 침투해 좋은 찬스를 잡았지만 결정적인 슈팅이 거푸 빗나가 3만여 관중의 탄식을 자아냈다.
그러나 시종일관 날이 선 모습을 보이던 한동원은 후반 39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흐른 볼을 통렬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다시 한번 우즈베키스탄 골네트를 가르며 관중을 열광시켰다. UAE전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은 그가 ‘올림픽호의 새로운 에이스’로 확실히 자리잡는 순간이었다.
남수원중을 중퇴하고 2001년 안양 LG에 입단한 한동원은 2002년 K리그 1군 최연소 출전 기록(16개월 1개월)을 수립하고 2004년 2군리그 MVP와 2005년 2군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일찌감치 기량을 인정 받은 특급 유망주 출신.
베어벡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해 처음 봤을 때는 약해보였지만 올해 다시 봤을 때는 강인해져 있었다. 득점 기회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뛰어난 공격형 미드필더로 소속팀에서 김두현과 좋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본다”며 한동원의 ‘일취월장’한 기량에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3연승으로 F조 선두를 지키며 최종 예선 진출이 8부 능선을 돌파한 한국은 4월18일 우즈베키스탄과 4차전 원정경기에 나선다.
안산=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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