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는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삼켜 버렸다. 시간이 흐르고 해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민들은 아직 난민캠프에서 근근이 살아 간다. 그리고 빚과 생활고에 찌들려 하나 둘씩 장기매매의 덫에 빠져들고 있다.
MBC가 30일 밤 11시 55분 'W'에서 쓰나미가 몰고 온 제2의 재앙, 인도 여성의 장기매매 실태를 보도한다. 쓰나미가 쓸고 지나간 인도 남부 첸나이 근교 한 난민촌. 어업을 생계수단 삼아 살던 주변 8개 마을사람들은 2005년 이후 이곳에 캠프를 차리고 피폐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나 외국의 원조는 턱없이 부족하고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희망을 잃어버린 남자들은 도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여성들은 코코넛 껍질을 벗기며 생활한다.
할 수 없이 고리대금업자의 돈을 쓴 주민들은 계속되는 빚 독촉을 견디다 못해 결국 장기매매를 선택하게 된다. 2,000여 가구의 난민촌에서 장기를 판 사람은 벌써 100여명. 그중 95% 이상이 여전히 빚에 시달리고, 80%는 수술 후 심각하게 건강이 악화됐다.
무엇보다 심각한 점은 장기매매자의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점. 일을 해야 하는 남편을 대신해서 또는 남편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없어서 장기를 내다 파는 것은 대부분 여성의 몫이다. 실제 에르나부르 난민촌에서 장기매매를 한 사람의 90%는 여성이다. 한 여성은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과 딸의 성인식 비용 마련을 위해 고민 끝에 장기매매를 결심한다.
'W'는 살기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위험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이런 여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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