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공부도 공부지만 젊은 후배들의 정신적 기술적 능력 계발을 위한 종합 컨설팅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중견 기사 양건(8단)이 최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근처에 아담한 연구실을 개설했다. 양건이라면 1990년대 초 이창호의 전성기 때 최명훈 윤성현 윤현석 등과 함께 다음 세대를 이끌 재목감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물.
"제가 성적은 별로였어도 김원도장 권갑룡도장 이레도장 양재호도장 등 유명 바둑 도장에서 사범 노릇을 하면서 남을 가르치는 데는 나름대로 일가견이 생겼거든요.
그 경험을 통해서 보면 비단 배우는 학생들 뿐 아니라 기성 프로 기사들도 자신의 결점을 깨닫지 못하고 계속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강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고질적인 약점을 스스로 고치기가 어려운 법이죠. 따라서 기성 기사들도 일종의 코치랄까 트레이너랄까 하는 조언자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실에서는 입단한지 얼마 안 된 신예들을 중심으로 좀더 집중적인 집단 연구를 통해 서로의 약점을 교정하고 강점을 계발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작업을 해 보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같은 구상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밑그림이 그려졌다. 안조영 원성진 허영호 박지은 이하진 이영신 등과 매주 한 번씩 만나 연구회를 가졌다가 이런 저런 사유로 중단됐는데 이번 연구실 개설을 계기로 이를 다시 부활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새로 참여를 원하는 젊은 후배들에게 활짝 문호를 개방, 기술적인 조언 뿐 아니라 일상 생활 전반에 걸친 멘토 역할도 해 나가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직 구상 단계여서 본격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할 지는 아직 미정입니다. 뜻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 좀더 의논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밖에 프로 기사를 지망하는 바둑 꿈나무들을 키우는 일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전화 011-9006-5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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