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청각 위주의 마케팅 기법에서 벗어나 제품 특성을 촉각이나 후각, 미각으로도 느낄 수 있게 하는 ‘오감(五感) 브랜딩’이 확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소는 27일 내놓은 ‘오감 브랜딩으로 차별화하라’ 보고서에서 BMW, 뱅앤올룹슨, 싱가포르항공, 스타벅스, 혼다 등 세계 최정상급 기업들이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오감 브랜딩이란 기존 마케팅의 초점이던 시각ㆍ청각은 물론이고, 촉각 후각 미각 등 인간의 모든 감각을 통해 브랜드를 경험토록 것을 뜻한다.
싱가포르항공은 경쟁사 대비 가격이나 기내 서비스가 뛰어나지 않지만 세계 최고 항공사라는 명성을 십여년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유명 향수 업체의 도움을 얻어 기내에서 ‘스테판 플로리안 워터스’라는 매력적인 향기가 나도록 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좋은 서비스를 받지는 않았지만, 독특한 향기 때문에 생긴 좋은 추억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BMW도 손가락 근육과 촉감만으로 70여가지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아이-드라이브(i-Drive)’ 다이얼을 개발해 호평을 얻었으며, 20여명의 전문인력이 투입돼 듣기 좋은 ‘문 닫힘’ 소리를 개발하고 있다.
뱅앤올룹슨도 세계에서 얼굴에 닿는 촉감이 가장 좋은 전화기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의 장점을 고루 갖춘 신물질을 만든 뒤 표면에 유리가루를 압착시킨 전화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LG생활건강은 향기 전문연구소인 ‘센베리 퍼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는 고객들이 상영관에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편백나무 향이 풍겨 나오는 산림욕 공조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박정현 선임연구원은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브랜드 중 35%가 5년 이내에 ‘오감 브랜딩’을 적극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탁월한 성능 위주의 기능적 품질만으로는 더 이상 고객을 유인하기가 어려운 만큼 국내 업체도 ‘오감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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