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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 클럽/ 에쓰오일, 고도화 설비, '황금알' 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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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1조 클럽/ 에쓰오일, 고도화 설비, '황금알' 낳아

입력
2007.03.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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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왜 이리 잘 나가는 걸까.(중략) 나는 에쓰오일~, 에쓰오일~, 에쓰오일이니까.”

온 국민의 입가에 맴돌았던 CF송으로 유명한 회사 S-Oil. 길을 가다 보면 노란 원색으로 단장한 S-Oil 주유소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S-Oil 주유소와 LPG충전소는 전국적으로 1,900여 개에 달한다.

그렇다고 이 회사를 주유소나 운영하는 업체 쯤으로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S-Oil 은 원유에서 LPG, 등ㆍ경유 등을 생산하는 정유부문, 나프타를 기초로 벤젠, 톨루엔 등을 만드는 석유화학부문, 윤활유를 만드는 윤활 부문 등을 갖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대표적인 정유 회사다.

지난해 순이익만 하더라도 7,586억원으로 ‘1조원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02년 순이익이 1,872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년 사이에 4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Oil이 이렇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원유를 1차로 정제하고 남은 값싼 벙커 C유 등 중질유를 값비싼 등유 ㆍ경유 등 경질류로 바꿔 주는 고도화설비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석유정제는 크게 단순 정제와 고도화 정제로 나뉜다.

통상 원유를 들여와 단순 정제해 팔 경우 마진이 배럴당 1달러 안팎인 데 비해, 고도화 설비를 통할 경우 10달러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고도화 설비는 ‘황금알을 낳는 지상 유전(油田)’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고도화설비는 같은 규모의 단순 원유 정제시설을 갖추는데 드는 비용의 10배 정도가 더 소요돼 쉽사리 덤벼들 수 없는 분야다. 그런데도 S-Oil은 1991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사와 합작을 맺어 18억 달러를 쏟아 부었다. 경쟁사들은 어마어마한 투자비와 불확실한 시장 상황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던 시기였지만 고유가 시대의 도래를 예측한 과감한 결정이었다.

S-Oil은 내수 산업으로만 여겨졌던 정유 산업을 수출효자 산업으로 변화 시킨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석유는 대부분 중동산 저질 석유. S-Oil은 이 저질 석유를 고도화 설비를 통해 휘발유, 등ㆍ경유 등으로 바꾼 뒤 수출하고 있다.

덕분에 2005년에는 석유제품이 국내 5대 수출 품목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친디아(중국,인도)’가 세계적인 원자재 소비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석유공급 허브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S-Oil의 앞날은 탄탄대로다. 늘어나는 아시아 지역 석유수요에 비해 정제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설비를 놀릴 틈이 없다. 원유가격에 비해 가공한 휘발유, 등ㆍ경유 등의 석유제품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시장 상황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실에만 안주하진 않는다. S-Oil은 수익성을 증대 시키기 위해 제2차 고도화설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S-Oil은 3년뒤에는 하루 정제능력이 100만 배럴을 초과하는 세계 최고 정유회사이자 초우량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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