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유전자(DNA) 감식을 통한 친자확인 감정이 확산되면서 뜻하지 않은 가정 파괴 사례가 급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중국 스창바오(市場報)가 26일 전했다.
올해 7세인 시골소년 샤오밍(小明)은 지난 겨울 방학 아빠를 따라 베이징(北京)에 다녀온 뒤 혹독한 아픔을 겪었다. 샤오밍에게 베이징 구경은 신나는 일이었지만, 아들이 커갈수록 자신을 닮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던 아빠에게는 고통스런 여행이었다. 아빠는 아들과 함께 DNA 검사를 받았고 일주일 뒤 자신의 고민은 근거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문제는 샤오밍이 무심코 엄마에게 베이징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면서 시작됐다. 자신을 의심해 DNA 검사까지 받은 남편에게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호기심으로 빚어진 비극도 많다. 15세 량량(亮亮)의 아빠는 어느날 호기심에 친자 검사를 했지만 아들이 친자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남편은 아내를 추궁했고, 아내는 결국 결혼 직전 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성관계를 가졌던 사실을 고백했다. 이후 둘은 갈라섰다.
베이징의 DNA 감정 전문업체인 화다팡루이(華大方瑞) 센터의 경우 2004년에는 600여건에 불과하던 DNA 친자검사가 2005년에는 3,000여건, 2006년에는 4,000여건으로 늘었다. 중국 내 DNA 감정회사가 137곳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전역 친자 감정 건수는 수십만건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친자감정 수요가 급증하는 것도 문제지만 검사 후 친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빈도가 꽤 높다는 것도 문제이다. 2005년 화다팡루이에서 실시된 친자감정 검사에서 22.6%가 친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에는 28%로 뛰었다. 유럽의 경우 DNA 친자감정을 통해 친자가 아닌 경우는 3.7% 정도이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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