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ㆍ중순으로 예정된 국내외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최근 주가에 선(先) 반영되는 추세를 보이며 개별 업종과 종목들의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현재 박스권에 갇혀있는 지수가 4월 어닝 시즌이 가까워진다고 해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는 보지 않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으로선 추가상승의 약이 되기보다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는 독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우선 미국의 경우 S&P500 기업들의 1분기 순익증가율이 15분기 만에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지난해 4분기의 2.2%보다 다소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달까지 만해도 2.5%를 예상했던 것이 중국쇼크와 서브 프라임 모기지 논란을 거치면서 이처럼 하향 조정돼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2분기에 기업들을 괴롭혔던 고유가와 급격한 원화절상(963원→913원)의 부담은 올들어 다소 진정됐지만, 연초까지 이어졌던 반도체 등 제품가격의 하락이나 내수경기의 부진으로 일부 업종은 예상치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에 집계된 3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구성 종목들의 올해 주당 순이익(EPS) 전망치는 전달 집계치보다 1.3% 줄어드는 등 10개월 연속 낮아졌다”며 “기업실적이 당장 박스권 돌파의 계기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도 “기업 성적표가 썩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4월 지수는 전고점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종목별 차별화 움직임이 뚜렷해져 실적 호전주에 대한 공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과연 실적 호전주들은 어떤 종목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인가.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투자자들은 눈에 보이는 펀더멘털에 더 놓은 점수를 부여할 것”이라며 “여전히 은행과 조선, 항공업종 등이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개선이 이어지는 은행, 화학, 철강, 조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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