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부들은 언제나 본인보다는 가족을 먼저 챙긴다. 건강에 빨간 불이 들어와도 가족들이 빠짐없이 보약을 지어먹어야 자신의 차례가 돌아온다. 식탁에서도 마찬가지다. 밥이 남는 날이면 주부들의 밥그릇이 수북해지고, 반대로 밥이 부족할 듯 싶으면 자신의 밥그릇부터 덜어내는 식이다.
하지만 그렇게 억척같이 살아본들 불쌍해지는 것은 주부들 자신 뿐이다. 자신의 옷값이 아까워서 남편이 입던 헌 속옷까지 고쳐서 다시 입던 드라마 ‘장미빛 인생’의 주인공 맹순이(최진실 분)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주부들이 가족을 위하는 일이 잘못 됐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맹순이의 잘못은 가족만을 알고, 가족만을 챙기며 열심히 살았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는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는 것을 절약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서서히 살해하는 어리석은 일이 돼버렸다.
주부들이여, 이제부터라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 내면에 잠들어있는 보이지 않는 가치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어보자.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것도 좋고, 새로운 취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다. 내지는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보거나,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분야의 책을 사는 것도 좋겠다. 남편이나 자식 또는 부모님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 투자를 하자.
기존의 가계부에도 주부 자신을 위한 난을 만들자. 생활비에서 2%쯤은 자신을 위한 투자예산으로 따로 떼어두고, 기왕이면 통장도 만들어두자. 그리고 순전히 스스로를 위한 문화, 교육, 건강 생활비로 활용해보자. 그래도 만일 자신을 위한 투자가 아깝게 느껴진다면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자에게만 발전의 기회도 주어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인터넷을 통해 유명세를 탄 후 한층 더 젊어진 40대 ‘몸짱 아줌마’나 매스컴에 종종 소개되는 사업가로 또는 교육자로 성공을 거둔 많은 여성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알게 모르게 자신에게 꾸준한 투자를 해온 이들이다. 화려한 인생 2막을 열기 위해, 적어도 2% 정도는 스스로에게 투자하자. 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한 정 대우증권 압구정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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