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지지도 1, 2위를 다투는 미 민주당의 간판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뉴욕), 배럭 오바마(일리노이) 상원의원이 모두 젊은 시절 급진주의와 직ㆍ간접적 연관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 이들 두 의원이 빈민 운동가로 유명한 급진주의 사회학자 사울 알린스키 세력과 어떠한 관계에 있었는지를 소개하면서 급진주의가 이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알린스키는 빈민문제 해결을 정치인들에게 맡겨둬선 안 된다며 기성 정치의 권위를 철저히 부인한 채 빈민 조직운동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힐러리 의원은 웨슬리 여대 학생회장이던 1968년(당시 21세) 알린스키로부터 시카고에서 조직운동가로 활동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알린스키가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는 점에서 학창시절의 힐러리 의원은 급진주의 영향권내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17년후인 1985년 컬럼비아 대학 출신의 오바마 의원은 23세때 알린스키 추종자들로부터 같은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선택은 달랐다. 힐러리 의원은 졸업논문에서는 알린스키를 다뤘지만 그의 조직운동가 투신 제안은 거절했다. 이 졸업논문 때문에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전후해서 공화당으로부터 ‘숨은 좌파’로 공격을 당하면서도 힐러리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거의 침묵으로 일관했다.
졸업논문은 2001년 뉴욕주 상원의원 선거 때도 우익계열 ‘폴리티컬 USA’에 의해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베이(eBay)에 경매물품으로 게시돼 힐러리 의원을 괴롭히기도 했다.
이에 비해 오바마 의원은 알린스키 세력의 제안을 받아들여 시카고에서 빈민운동을 벌였고 최근엔 “당시 활동이 생애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의 기회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것만을 놓고 보면 오바마 의원이 급진주의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힐러리 의원에게 알린스키의 영향은 지적인 수준에 그쳤지만 오바마 의원에게는 보다 체화된 요소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의원을 지도했던 시카고 조직운동가인 그레고리 갈루조는 “둘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는 보통 사람들에게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부를 갖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출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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