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부유층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해온 수입차 업계가 새로운 고객층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입차 가격을 국산 승용차 수준(2,000만~3,000만원)으로 낮춘 이른바 ‘대중형 차량’을 선보여 20~30대와 중산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 들이는데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형 차량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다임러크라이슬러. 이미 2,850만원의 ‘PT크루저’ 등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인 이 회사는 지난해말 ‘닷지 캘리버’를, 14일에는 ‘뉴 세브링’을 출시했다.
뉴 세브링은 중형 세단 소비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안전성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모든 좌석에 커튼 에어백을 설치하고, 차체도 2중 강판으로 제작했다. 가격은 3,290만원.
5월에는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짚 컴패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차는 최근 SUV의 추세인 ‘도심 주행’ 성능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4월에 열리는 ‘2007 서울 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최초 공개되며, 본격적인 판매는 5월중 이뤄진다. 가격은 2,000만원대 후반으로 정해질 전망이다.
비싼 고급차의 대명사로 통하는 메르세데스-벤츠도 당초 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3,000만원대 차량을 내놓는다.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한 배기량 2,000㏄급 차량을 ‘마이 비(My B)’라는 이름으로 28일부터 3,690만원에 출시한다.
벤츠가 출시하는 다른 차량과 비교하면, 귀여운 느낌이 들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운전 편의성과 안전성은 동급 최고수준이라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보다 넓은 시야의 확보를 위해 운전석을 높인 엘리베이티드 시트가 장착됐으며, 엔진을 비스듬히 설계(슬라이딩 엔진)해 차량 충돌시 탑승객의 부상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볼보도 이달초부터 자사 브랜드 가운데 가장 작은 엔트리 모델인 ‘쿨 콤팩트 C30’을 출시했다. 가격은 3,290만원인데, 25세에서 35세 사이의 전문직 혹은 고연봉 젊은 직장인이 핵심 타깃이다.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해치백 스타일의 작고 세련된 외관의 실용적인 도시형 차량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이 차는 선보이자마자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차 출시를 위해 들여온 물량이 50대 가량이었는데, 모두 팔렸다”며 “4월중 인도될 차량 판매를 위해 최근 스웨덴 본사에 90대 가량을 긴급히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업체인 푸조도 ‘뉴 307 HDi’로 수입 대중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차는 5도어 해치백 모델로 배기량 2,000cc의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연비는 리터당 14.4㎞에 달하며, 최고 출력은 138마력이다.
한불모터스 관계자는 “동급 차량에서는 보기 드물게 신형 6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강력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판매가격은 3,350만원.
혼다의 ‘시빅’이나 ‘어코드’, BMW의 ‘뉴 미니 쿠퍼’ 등 기존 3,000만~4,000만원대 수입차의 인기도 여전하다. 일본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대중 브랜드로 승부를 걸고 있는 혼다의 경우 시빅(2.0모델 기준ㆍ2,990만원)과 어코드(2.4모델 기준ㆍ3,490만원) 등이 모두 2,000만~3,000만원대인데 매월 평균 70~80대씩 꾸준히 팔리고 있다.
뉴 미니 쿠퍼도 수입차로서는 매우 저렴한 가격(3,400만원대)이 강점으로 작용하면서 매달 20여대 이상 나가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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