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8월 대회전을 앞두고 지역별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측근 의원 중심으로 지역조직의 골격을 만들어 이들을 통해 의원 포섭과 바닥 민심 다지기에 전력을 쏟을 태세다.
이 전 시장은 수도권과 호남에서 박 전 대표에 비해 절대 우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출신지인 경북과 부산ㆍ경남(PK), 강원도 우세로 보고 있다. 반면 대구와 충청지역은 열세를 인정하고 있다. 정태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박 전 대표의 고향인 대구와 수도이전 반대로 앙금이 남아있는 충청이 열세”라며 “그러나 정책 대결이 시작되면 주민들이 공약의 현실성 등을 따져보고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은 수도권과 호남은 열세지만 PK지역과 경북, 강원은 앞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무성 전 사무총장은 “호남은 여권 후보가 가시화되면 이 전 시장 지지율이 큰 폭으로 빠질 것이고, 부동 층이 많은 경기도 검증국면이 본격화하면 돌아올 표가 많다”고 말했다.
서로 우세를 주장하는 부산ㆍ경남의 경우 이 전 시장 측은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를 근거로 대고 있다. 이달 초 한국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이 전 시장은 38.3%로, 박 전 대표(22.2%)를 앞섰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불교세가 강한 곳이라 불교계를 중심으로 바닥을 다지고 있어 일부 조사에선 오히려 앞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북을 놓고도 포항 출신인 이 전 시장측은 동해안이 절대 강세이기에 전체적으로 백중우세, 박 전 대표측은 경북 내륙세가 안정적이라 역시 백중우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시장측은 “운하 공약이 제대로 알려지면 내륙 민심도 돌아서 확실한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은 “박 전 대표가 지역을 훑으면서 보수성향의 지역민심이 눈에 띄게 되살아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45.4%(이 전 시장)대 32.4%(박 전 대표)였다.
강원에 대해선 이 전 시장측은 “지지율이 두배가량 차이가 나는 데다 원외위원장의 상당수가 우리편”이라며 우세지역으로 꼽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측은 5명의 현역 의원 중 3명이 자파 소속임을 앞세워 “이들이 지역을 헤집고 다니면서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역별 싸움은 6월말 치러질 16개 시ㆍ도당 위원장 선거에서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일 것이기에 이 선거가 경선 전초전이자, 적어도 지역별 당심을 분석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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