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6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다. 그의 러시아 방문은 주석 취임 후 이번이 세 번째다.
후 주석은 양국간 철도를 통한 원유수송 합의서에 서명하는 등 에너지와 자원 확보에 역점을 둘 전망이다. 여기에다 냉전 붕괴 후 미국의 브레이크 없는 일방적인 팽창을 우려해온 양국이 미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명제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군사적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최근 일본 및 호주와 군사적 동맹 관계를 한층 강화하고 대만에 첨단 미사일 판매를 적극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도 미국이 코앞인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방어(MD)기지를 세우기로 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까지 나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날을 세우고 있다.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일단 외견상 지난해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에서 열린 '러시아의 해'개막식에 참석한 데 대한 답방형식을 띄고 있다. 이에 따라 후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모스크바에서 개최되는 '중국의 해'개막 행사에 참석한다.
리후이(李輝)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양국간의 정치적 신뢰 증진과 실무협력 촉진, 상호이해 강화, 지역협력 증진, 국제전략 등 5대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북한 핵문제는 물론 유엔개혁, 이란 핵사태 등 국제 현안과 양국간 협력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후 주석은 이어 양국간 철도를 통한 원유수송 합의서 등 총 43억달러 규모의 각종 공동개발계획에 서명할 계획이다.
구소련 붕괴 후 서먹해졌던 양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매년 15%이상 교역규모가 증가할 정도로 관계가 급속히 회복됐다. 98년 54억달러였던 양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334억달러로 증가했고, 2010년에는 600억~8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짧은 일정 속에서도 후 주석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에너지확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는 귀국 길에도 석유매장량이 풍부한 타타르스탄공화국을 방문, 민티몌르 사이미예프 대통령과 만난다.
중국석유와 중국석유화학, 중국해양석유 등 중국의 3대 석유회사 관계자들도 후 주석을 수행한다. 이미 러시아는 지난해 양국 에너지 협력안을 통해 2011년부터 중국에 매년 300억㎥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군사적으로도 중국과 러시아군의 연합훈련, 중국 전투기 개발 지원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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