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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전자, 직원 재교육·생산라인 설비 조정/ "가전생산 10초 벽을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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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삼성전자, 직원 재교육·생산라인 설비 조정/ "가전생산 10초 벽을 깨라"

입력
2007.03.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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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를 잡아라.'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을 만드는 생활가전 업계에 '10초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제품 한 대당 생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며, 세계 시장 순위가 바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은 10초벽을 뛰어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에어컨 한 대를 만드는데 LG전자 창원공장은 10초,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18초가 걸린다. 냉장고의 경우 LG전자는 10초, 삼성전자는 15초가 소요된다. 세계 1, 2위 가전업체인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도 냉장고, 에어컨 제작시간이 대당 13~15초 수준이다.

여기서 LG전자와 삼성전자 생활가전의 희비가 엇갈린다. 디지털TV 부문은 세계 1위, 휴대폰 세계 3위로 LG전자를 압도하는 삼성전자가 생활가전에서만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세계 7위로 밀린 이유 중 하나가 초당 생산성이다.

가전업계에서 초당 생산성은 원가절감, 기술력 등이 결집된 생산성의 척도, 다시 말해 원가경쟁력을 뜻한다. 3~4년 전 냉장고, 에어컨의 초당 생산시간이 13초였던 LG전자가 이를 10초로 줄이면서 세계 정상인 월풀과 일렉트로룩스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으며 3위로 올라선 게 이를 증명한다. 월풀과 일렉트로룩스는 초당 생산시간을 줄이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국내 가전업체들도 초당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10초를 9초로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일본 도요타 공장 연수를 다녀오는 등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가장 먼저 10초벽을 돌파한 창원공장 생산 라인에 '9초 라인'이라는 현판을 달아줄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생산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지상 명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정하지 않았지만 생산시간 단축에 노력하고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0초벽 돌파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인력의 숙련도는 물론이고 근무자들이 최소의 동선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공구와 부품을 배치하는 것도 중요한 노하우다. 따라서 각 업체의 생산라인 설비는 주요 기밀 사안이다. 외부인은 말할 것도 없고 직원들에게도 근접 촬영이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10초벽 돌파를 위한 가장 큰 장벽은 최종 작업 단계인 포장이다. 생산라인은 자동화돼 있지만 스티로폼을 끼우고 박스를 맞추는 작업은 수작업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일부 업체에서는 수작업을 이유로 들어 '10초벽 깨기'가 불가능한 도전이라고 주장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월풀 등 선진업체나우리 뒤를 추격하는 중국 기업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초당 생산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며 "결국 10초벽 돌파 등 초당 생산시간 단축 싸움은 불가피한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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