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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경희대 등 '총여학생회' 존폐 논란 들끓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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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경희대 등 '총여학생회' 존폐 논란 들끓어

입력
2007.03.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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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총학생회가 극단적 페미니즘과 비민주적 운영방식 등을 이유로 총여학생회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 지난 20년간 한국 대학사회 여성운동을 이끌어온 총여학생회의 존폐 논란이 일고 있다.

연세대 최종우(23ㆍ신학4년)총학생회장은 23일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산하 성평등위원회로 개편하는 학칙 개정안을 총투표에 붙이겠다”고 밝혔다. 총여학생회가 단과대 내 대의조직이 없는 데다 남학생들이 낸 총학생회비를 운영비로 쓰면서 남학생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막아 수혜자 부담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라는 게 학칙개정 추진의 명분이다.

그러나 여학생회 측은 총학생회 회장의 개인적인 의견을 총투표에 붙이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선희(23ㆍ간호학 3년) 연세대 총여학생회 회장은 이날 오후 교내 학관에서 열린 총여학생회 폐지 철회 집회에서 “총여학생회는 전체 여학생 과반수 이상의 투표와 과반수이상 지지를 통해 선출된 독립기구로 존폐 결정 권한은 전적으로 여학생에게 있다”며 “26일 임시 확대운영회의에서 정식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극단적 폐미니즘이 뭘 말하는지 묻고 싶다”며 “반(反)성폭력 학칙 제정, 월경공결제 도입 등 학내 여학생 복지증진을 위해 총여학생회는 본분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경희대 총여학생회도 유명 명예교수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가 검찰의 무혐의 판단이 내려지자 학내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이 학교 3개 단과대는 19일과 20일 청문회 성격의 공청회를 열어 이 사안을 공론화했다. 일부 학생들은 “총여학생회가 섣부른 판단으로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비난하면서 총여학생회 폐지 운동을 추진할 태세다.

총여학생회는 1980년대 민주화 바람을 타고 총학생회가 부활하면서 85년 여학생 자치기구로서 출발했다. 초창기엔 대학 여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해 여성단체와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하기도 했지만 90년대 들어 사회 참여적 활동 보다 학내 성폭력, 등록금 문제 등을 논의하는 학생기구로 변했다. 이로 인해 고려대 등 일부 대학에선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산하 여성위원회로 개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대학의 총학생회와 여성단체들은 무조건적인 총여학생회 폐지나 안티 움직임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정책국장은 “총여학생회의 기능이나 본질을 무시하고 무조건적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학내에 남아있는 성차별적 요소나 지금까지 여학생 복지를 위해 총여학생회가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따진 뒤 성평등위원회로의 개편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양경언(23ㆍ국문 4)총학생회장은 “다른 남녀공학 대학을 보면 체육대회 때 남학생 위주로 운동경기를 하는 등 곳곳에서 학생 활동이 남성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학내의 불합리한 요소를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독립기구로서의 총여학생회 역할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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