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화 보고 교훈 읽고… 이주헌 지음 / 다섯수레 발행ㆍ97쪽ㆍ1만2,000원
그림을 구구절절 ‘읽어’주는 미술 입문서들의 과잉 친절에 넌더리가 나는 경우가 많지만, 주제가 역사화라면 이야기는 약간 달라진다. 어린 시절 백과사전이나 미술 교과서를 통해 접하는 인상적인 작품들, 예를 들어 피카소의 <게르니카> 나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 같은 역사화들은 그것을 탄생시킨 시대적 배경이나 사건을 알지 못하고서는 그 가치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두사> 게르니카>
미술평론가 이주헌씨가 쓴 <생생한 역사화에 뭐가 담겨 있을까> 는 역사화가 갖는 특수성에 기대어 어린이 대상 보습용 미술입문서와는 사뭇 다른 주제의식을 보여준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에서 <최후의 심판> 까지 서양 미술의 큰 줄기인 성화부터 그리스ㆍ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갖가지 신들의 드라마를 담은 작품, 17세기부터 대중을 겨냥해 그려진 본격 역사화들을 주제별로 다루되 작품을 낱낱이 해부하는 대신 작품이 주는 교훈에 천착한다. 최후의> 천지창조> 생생한>
예컨대 렘브란트 반 라인이 그린 <눈먼 삼손> 을 설명한 글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달고 맛있는 초콜릿이나 사탕을 많이 먹으면 끝내 이가 썩듯이, 겉보기에는 탐스럽고 아름다운 것이 해가 될 때가 많지요. 그래서 고통이나 힘든 일보다 유혹을 이기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여성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가 그린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편은 ‘옳은 뜻과 양심의 편에 선 사람이라면 여자나 노인이라도 이처럼 강하고 용감할 수 있습니다’고 끝을 맺는다. 유디트와> 눈먼>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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