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와 아바, 핑크 플로이드나 퀸 등 팝뮤직 스타들의 역사에 광휘를 더해줬던 ‘플래티넘 디스크의 전설’이 더 이상은 나올 것 같지 않다. 인터넷의 발달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채널이 다양화하면서 CD 판매량 급감 현상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가속화하고 있다.
21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지난 7년간 판매 감소에 시달려 온 미국 음악산업의 침체가 올 들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음반 판매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CD 판매량은 올 1분기에 8,150만장에 그쳐 작년 동기보다 20%나 줄었다.
음반업계가 CD 판매 부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MP3 등을 통한 디지털 음악판매는 1분기에 54% 증가했지만, CD 판매 감소분을 메우기에는 부족해 음악산업의 총 매출액도 작년 동기보다 10%나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CD 판매는 최근 몇 주 간 역대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영화 ‘드림걸’의 사운드트랙이 겨우 6만장으로 주간 판매 1위에 올랐으나, 이 정도는 작년만 해도 상위 30위에조차 들기 어려운 수준이다.
물론 애플의 아이팟이 1억개 정도 판매된 것을 보면 음악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수단이 워낙 다양해지면서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800개의 음반가게가 문을 닫을 정도로 CD 판매업은 위축되고 있다. 팝뮤직 매니저인 제프 라브한은 “CD는 이제 보다 수익성이 좋은 공연 티켓이나 옷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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