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활동 반경을 적극 넓히고 정치적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중앙정치 무대인 여의도에 모습을 드러내는가 하면 전북 지역 방문도 준비 중이다. 그는 정치 불개입을 공언했지만 사실상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가 많다.
김 전 대통령은 22일 정치인 시절부터 즐겨 찾던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 나타났다. 그는 대통령 재임시 마지막 청와대 수석비서관 10여명과 만나 당시를 회고하면서 최근의 남북관계와 대선 정국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 자리에는 박지원 비서실장, 박선숙 전 청와대 공보수석, 조순용 전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최경환 비서관은 “이희호 여사도 함께 자리해 무거운 현안 이야기는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은 김 전 대통령이 여의도 나들이를 했다는 사실 자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 전 대통령은 내달 5, 6일에는 전북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새만금 방조제를 시찰하고 전북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도 받는다. 지난해 10월 광주에 이어 호남권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은 정치적 의미가 크다.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양당제로 가야 한다’고 발언하는 것 자체가 이미 정치 아니냐”고 말했다. 우리당 내에서는 김 전 대통령이 범여권 통합을 지지하기 때문에 결국 민주당도 통합 대열에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한편 김 전 대통령 차남인 홍업씨는 이날 국회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무안ㆍ신안 보선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무안ㆍ신안 지역 민주당원 70여명이 이날 홍업씨 공천을 반대하면서 당사를 점거하는 소동이 벌어진 데다 출마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아 일부러 회견을 피했다는 얘기도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