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요 언론에는 서울 인구변화와 2010년부터 서울인구 중 여성이 남성을 앞지를 것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서울시가 각종 통계자료와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창간한 웹진 ‘e-서울통계’에 실린 내용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번 자료는 2000년 통계를 기초로 한 엉터리 예측이다. 웹진에는 2005년 서울의 인구가 1,003만 3,000명으로 나왔다. 반면, 지난해 5월 발행된 ‘2006년 서울통계연보’에 따르면 2005년 주민등록 조사결과 서울 인구는 1,029만 7,000명이었다. 두 수치 모두 서울시 정보화기획담당관실에서 작성된 것인데도 26만명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여자 100명당 남자 인구를 나타내는 총인구 성비 분석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웹진에 나온 서울의 2005년 성비는 100.9로 남자가 더 많다. 그러나 2005년 서울의 실제 인구는 남자 512만3,738명, 여자 517만3,266명으로 여자가 5만명이나 더 많다. 2004년, 2003년에도 여자가 더 많았다. 웹진의 자료와 달리, 서울에는 2003년부터 이미 여초시대가 도래했던 것이다.
웹진 담당자는 “이번 통계가 2005년 자료가 아니라 2000년에 작성된 예측치를 바탕으로 작성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장래인구 추계자료를 5년마다 내는데 이번에는 2005년도 시도별 자료가 아직 나오지 않아 2000년 것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2005년 주민등록상 인구통계는 물론, 정부가 각 가정을 방문해 조사한 인구센서스 결과가 있었는데 굳이 2000년 추계치를 사용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통계전문가라는 담당자는 혹시 서울의 통계수치를 모아둔 ‘통계연보’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것은 아닐까.
웹진은 창간사에서 시정운영 방향에 필요한 최신의 통계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통계는 향후 서울시 정책은 물론, 학술적 용도로도 널리 사용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언론들은 미처 이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탓에 결과적으로 오보를 냈다. 오보는 정정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추된 담당부서의 신뢰는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최진환 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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