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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직업훈련 받기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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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 직업훈련 받기 편해진다

입력
2007.03.2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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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직업훈련학교인 인천 폴리텍대학(옛 기능대학) 전자과에 입학한 주부 이순미(48)씨는 2일 입학식 날을 잊지 못한다. 정보통신업체를 운영하는 남편을 돕기 위해 대학에 들어왔다는 설렘 때문이 아니다. 전자과가 있는 건물에 여자 화장실이 단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그 동안 여학생이 없었기 때문이겠지만, 그 만큼 우리 사회가 여성의 직업훈련에 무관심하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라며 “여성의 사회활동 독려는 이런 사소한 부분을 고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자 화장실 한 칸을 빌려 쓰고 있다.

안산 폴리텍여자대학 컴퓨터설계(CAD)과 1학년 유은실(34)씨는 7세, 3세 된 두 딸의 엄마다. 더 나이 먹기 전에 전문 기술을 배우러 들어왔지만, 입학 결심을 굳히기는 쉽지 않았다.

둘째 딸을 돌봐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오전엔 어린이집, 오후엔 시어머니에게 맡기기로 했다. 학교를 마치고 오후 6시쯤 집에 들어가는 유씨는 “학교 있을 때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떠나지 않는다”며 한숨 지었다.

앞으론 엄마들의 기술 배우기가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노동부는 21일 공공훈련에 대한 여성 참여를 높이기 위해 폴리텍대학 등 산하 직업훈련기관에 육아보육시설, 여성전용 휴게실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주부들이 안방에서도 직업훈련을 배울 수 있도록 공예 등 여성이 선호하는 직종을 중심으로 e-러닝(인터넷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노동부는 올해 10억원을 들여 서울 강서, 경기 성남 캠퍼스 등 21개 폴리텍대학 지방 캠퍼스에 여성전용 휴게실, 샤워실 등 여성 편의시설을 확충한다.

특히 안산 폴리텍여자대학, 광주 폴리텍대학 등 5개 캠퍼스에는 보육시설을 새로 만든다. 노동부 관계자는 “여성의 공공훈련 참여가 낮은 것은 훈련 직종이 기계 용접 등 남성 위주인데다 여성 편의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여성 편의시설을 늘리면 여성의 직업훈련 참여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디자인 정보통신 등을 위주로 올해부터 2010년까지 매년 5개 직종씩 e-러닝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아이 키우느라 따로 시간을 내 밖에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없는 주부들에게 희소식이다. 공단은 올해 인터넷 쇼핑몰 성공전략 등 8개 과정을 일부 여성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뒤 내년부터 일반 주부 등에게 무료로 본격 서비스한다.

김일환 기자 kev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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