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 이후 16년 만에 처음입니다. 너무 떨리네요.”
‘코트의 여우’ 답지 않게 전주원(36ㆍ신한은행)의 말 마디마다 평소 느낄 수 없던 긴장감이 묻어났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여러 차례 거머쥔 천하의 전주원이지만 이상하리만치 국내 MVP와는 거리가 멀었다. 2005년 여름리그에서 3위팀 신한은행의 챔피언전 우승을 이끈 뒤 받은 챔피언결정전 MVP가 전부다.
그러나 이제는 확실한 주연이 됐다. 전주원은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삼성생명배 2007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73표 중 59표를 받아 생애 첫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전주원은 “전혀 예상을 못했던 상이라 너무 기쁘다. 시상대로 나가는 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더라”면서 “가족들의 희생과 배려가 없었다면 이런 큰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가장 먼저 남편 정영렬(36)씨와 딸 수빈(4)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전주원은 올 시즌 집에 들린 게 고작 두 번이다. 외박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재활을 위해 숙소에서 치료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아예 딸 수빈이가 경기장을 순회하며 ‘엄마 응원’에 나섰다. 전주원은 “수빈이가 보고 있는데 농구를 못하면 집에나 오라고 할 것 같아서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막판 무릎 부상을 당해 치료중인 전주원은 “워낙 멤버들이 좋아 당연히 우승할 거라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꼴찌일 때보다 스트레스가 더 크더라. 아직 완전히 낫지는 않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생애 첫 통합 우승의 영광을 누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각 부문별 수상자
▲MVP=전주원(신한은행) ▲외국인선수상=잭슨(삼성생명) ▲신인상=하은주(신한은행) ▲우수후보상=김수연(국민은행) ▲지도상=이영주(신한은행) ▲베스트5=전주원 잭슨 김정은(신세계) 박정은(삼성생명) 캐칭(우리은행) ▲모범선수상=신정자(금호생명)
◇계량에 의한 개인타이틀 수상자
▲득점상=잭슨 ▲3득점상=김은혜(우리은행) ▲3점 야투상=김경희(금호생명) ▲2점 야투상=핀스트라(신세계) ▲자유투상=캐칭 ▲리바운드상=핀스트라 ▲어시스트상=전주원 ▲스틸상=캐칭 ▲블록슛상=잭슨 ▲우수수비상=정선민(신한은행)
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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