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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헝가리 TV공장 르포… 15초에 한대씩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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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헝가리 TV공장 르포… 15초에 한대씩 생산

입력
2007.03.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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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드넓은 평원을 따라 동쪽으로 버스로 1시간쯤, 정확히 75㎞를 달리면 인구 6,000여명의 작은 도시 야스페니사루시(市)가 나온다. 지난해 보르도 LCD TV를 앞세워 유럽 TV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이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다.

도시 중앙 광장 이름이 특이하다. ‘삼성떼르(광장)’. 시 당국은 1993년 삼성전자 공장 덕분에 한적한 시골마을이 시로 승격되자, 광장 이름을 이렇게 붙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시 재정의 90%를 담당하고 있다.

2만7,000여평의 대지에 자리잡은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은 TV 전용공장. 부품 외에 브라운관 및 LCD 등 TV제품을 15초에 한대씩 생산한다. 지난해 320만대를 만들어 유럽전역에 판매, 1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05년(10억 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준영 법인장(상무)은 “지난해 LCD TV의 매출 증가 덕분에 헝가리 대기업 순위 22위에서 10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며 “삼성이 오면 도시 하나가 새로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공장 작업반장인 현지인 툰다 사바(여ㆍ35)는 “삼성에 근무한다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 월급도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30% 가량 더 받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헝가리에 터를 잡은 것은 1989년. 인건비 상승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영국과 스페인의 생산법인을 이 곳으로 옮겨 통합했다. 헝가리는 인건비가 한국의 3분의 1수준인데다, 동서유럽의 중앙에 위치해 물류 중심지로 적합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 곳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헝가리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에 있었다. 헝가리는 법인세율이 16%로 동유럽 국가중 가장 낮다. 특히 헝가리 정부는 삼성전자에 대해 2018년까지 30년간 1억 달러의 법인세 면제를 약속했다.

이 뿐이 아니다. 외국법인이 투자를 확대할 경우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현 공장에 인접해 제 2공장을 세우려 하자, 지난해 2만여평의 토지를 지원해 줬다. 삼성전자가 받기로 돼 있는 지방세 환급분 70% 대신에 아예 토지소유권을 넘겨준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 토지에 제2공장을 짓고, 7월부터 TV 메인보드(기판) 등 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메인보드는 헝가리법인의 1공장 및 인근 슬로바키아 TV공장에 공급된다.

이 법인장은 “2009년까지 헝가리 법인에서 500만대의 TV, 슬로바키아 법인과 더하면 총 1000만대를 생산, 매년 50∼60% 정도 성장하는 유럽 LCD TV시장에서 계속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야스페루사니(헝가리)=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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