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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에 기부를"… '아름다운 보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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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에 기부를"… '아름다운 보험' 확산

입력
2007.03.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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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사장 김모(46)씨는 이달초 교보생명이 출시한 ‘해비타트 기부보험’의 1호 가입자가 됐다. 자신이 사망하면 받을 보장금액 2억원 중 1억원을 사랑의 집짓기 단체인 해비타트에 기부하기 위해서다.

월 17만2,000원의 적지않은 부담이지만 그는 “이웃사랑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부모로서 솔선수범해 자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2호 가입자는 김씨의 아들(19)이었다. 1,000만원 짜리 상품에 가입한 아들 역시 아버지를 따라 “뜻깊은 일에 쓰는 만큼 용돈을 절약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험을 통해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보험금의 수혜자를 특정 단체나 개인으로 지정해 가입자가 사망하면 가족 대신 사회복지단체, 병원, 학교 등에 건네는 이른바 기부보험을 통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보편화된 기부방법이다.

가령 35세 남성 계약자가 보장금액 1,000만원 짜리 기부보험 상품에 가입하면 20년 동안 내는 돈은 월 1만7,600원, 총 422만원이지만 사망시 1,000만원을 지정한 단체에 기부금으로 전달할 수 있다. 기부보험은 연간 소득공제 한도 100만원인 보장성보험 납입액과 별도로 기부금으로 분류돼 소득의 10% 범위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볼 수 있다.

현재 가장 다양한 상품을 팔고 있는 곳은 교보생명이다. 이달 초 출시한 해비타트기부보험을 비롯, 아름다운교보종신보험, 기아대책천사교보종신보험,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기부보험, 종교인을 위한 교보종신보험 등 8개 상품에 지금까지 1,100여 명이 가입해 약정보험금 약 105억원을 기록중이다.

이 가운데는 서울대, 인하대, 방송통신대 등 동문들이 보험금을 모교에 발전기금을 기부하는 상품도 인기다. 2005년 말 출시돼 지금까지 131명이 가입한 서울대발전기금 기부보험의 1호 가입자는 정운찬 전 총장이었다.

기부보험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회사는 ING생명이다. 2001년 1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140여 비영리단체를 수익단체로 한 상품을 팔고 있다. 특정단체를 지정한 상품 대신 계약자가 수혜 단체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올 1월까지 3,600여 명이 가입했으며 약정 보장금은 약 397억원.

ING생명에서는 실제 전달사례도 여러 번 나왔다. 2003년 사망한 김모씨(당시 37세)의 1,000만원 사망보험금이 2004년 봄 유니세프에 전달됐고 2004년 숨진 오모씨(당시 36세)의 보험금은 백혈병 소아암 협회에 전해졌다. 2005년에는 굿네이버스, 2006년에는 아름다운 재단으로 보험금이 전달됐다.

ING생명 관계자는 “한국은 태풍이나 집중호우 같은 재해 때 1회성 모금은 활발하지만 상시적인 기부문화가 없어 대부분 자선단체들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들 단체의 활동은 1년 내 계속된다는 점에서 기부보험 같은 상품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부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사 콜센터에 전화하거나 홈페이지에 방문해 가입의사를 밝히고 상담 설계사에게 원하는 자선단체를 지정한 뒤, 무배당종신보험상품가입에 준한 보험 가입서에 서명하면 된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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