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19일 서울과 워싱턴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고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위한 막판 절충에 착수했다.
그러나 첫날 협상에서 양측은 농업ㆍ자동차ㆍ의약품ㆍ무역구제 등 핵심 쟁점 분야에서 이견만 확인했다.
특히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쌀 개방을 요구할 경우 FTA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농업 분야의 첨예한 대립으로 협상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김종훈 한미 FTA 한국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19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르네상스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농업ㆍ섬유분야를 제외한 쟁점 분야의 분과장들만 대동한 가운데 ‘주고받기’식 절충을 시작했다.
양측은 쟁점을 ‘주고받기’식 패키지로 정리하는 작업을 22일까지 진행한 뒤 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릴 통상장관 회담에서 막판 ‘빅딜’을 통한 대타결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고위급 협의에서는 완전 타결되는 분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이날 이재훈 산업자원부 2차관과 스캇 퀴젠베리 USTR 수석협상관은 워싱턴에서 섬유분야 고위급 협상을 가졌다.
양측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분야는 역시 농업이었다. 이날 오전(한국시간) 정부 과천 청사에서는 민동석 농림부 통상차관보와 리처드 크라우더 USTR 농업담당 협상대표가 쇠고기 등 농업 분야의 절충안 마련에 착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미국측은 ‘모든 농산물의 예외 없는 개방’을 재요구한 반면, 우리측은 ‘딜 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인 쌀 등 민감품목 예외 인정, 쇠고기 관세와 검역간 연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급 협상에서 쇠고기와 섬유를 주고 받는 식의 딜은 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쌀 시장 개방을 강하게 요구한다면 FTA 체결을 장담할 수 없다”고 완강한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고위급 협상 전망에 대해 “양국이 협상의 기본 틀에서부터 이견이 있기 때문에, 완전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쇠고기 문제도 미국은 위생검역과 관세문제를 연계하려 하지만, 우리는 관세와 검역을 분리한다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농업 등 핵심 쟁점분야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워 통상장관급 회담, 나아가 정상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워싱턴=이진희기자 river@hk.co.kr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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