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전 사망 미군 가족들에게 자신의 친필 문장을 담은 애도편지를 보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게이츠 장관은 17일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 프로그램에서 이런 사실을 고백했다.
게이츠 장관은 애도편지에 친필을 담는 데 대해 “조국을 위해 가장 크게 희생한 한 명 한 명에게 개인적인 책임감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어 “그리고 그건 단지 희생자 가족들에게 그들의 아들과 딸, 남편과 아내의 희생에 나 자신이 개인적인 책임을 느끼고 깊이 마음을 쓰고 있으며, 슬퍼하고 있다는 작은 표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희생자 가족들에게 가는 애도편지에 친필서명을 담기 시작한 것은 게이츠 장관의 전임자인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부터. 럼스펠드 전 장관은 2004년 당시 민주ㆍ공화 양당 의원들로부터 애도편지의 사인을 친필 대신 ‘사인기계(signature machine)’를 사용해 한다는 비판을 받은 후부터 서명을 직접 했다.
럼스펠드 전 장관은 사인기계를 쓴 이유에 대해 “가급적 빨리 희생자 가족과 접촉하기 위해서”라는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었다.
게이츠 장관은 자신의 명의로 보내는 애도편지들 역시 타이핑 된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거의 매일 저녁 애도편지를 보면서 항상 개인적 느낌을 담은 서너 줄의 친필 문장을 보태게 된다”고 말했다.
이라크전 발발 이후 4년 동안 미군 3,200명이 사망했고, 이 가운데 250명 이상이 지난해 12월18일 게이츠 장관이 취임한 이후 희생됐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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