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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토막 난 대기업 실적 누구를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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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토막 난 대기업 실적 누구를 탓하랴

입력
2007.03.1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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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가 2년 새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환율과 원자재값 등 경영조건이 크게 나빠진 데다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기업투자마저 위축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추세를 곧바로 위기라고 단정하거나 패배감에 빠질 것은 아니지만, 말 그대로 모두가 정신을 차려 문제를 냉철하게 깨닫지 못하면 다음 세대에 물려줄 미래는 없는 셈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04년 12.0%에서 2005년 9.4%, 지난해 7.8%로 급락했다. 3년 전엔 1,000원어치를 팔아 120원의 이익을 남겼지만 작년엔 78원밖에 벌지 못했다는 얘기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4년 20.9%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 해 11.8%로 반토막났고, 현대차 SK 포스코 한국전력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필립스LCD는 매출 1,000원 당 200원을 벌다가 오히려 90원씩 손해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수익성이 개선된 롯데쇼핑 등도 그 폭은 극히 미미했다.

2004년의 업황이 유달리 좋았던 만큼 이 수치를 잘 따져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이 외환위기 전의 '과잉투자형 고성장'에서 '과소투자형 저성장'으로 반전됐고, 기업들의 위험기피 심리와 투자의욕 부진으로 성장모멘텀이 상실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건희 삼성회장과 정몽구 현대차회장 등 재계 대표인사들의 우려가 잇따르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물론 1차적인 책임은 새로운 성장원을 발굴하지 못하고 글로벌 시장의 재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기업들에게 있고, 궁극적 해법도 창의적 기업가정신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과 책임 역시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낡고 경직된 사고와 원칙없는 시장관리로 기업들을 혼란에 빠트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나마 올 1분기는 수익성이 호전되는 기미를 보여 다행이지만, 위기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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