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과연 공화당 대선후보로서 자격이 있을까?
공화ㆍ민주 양당의 대선후보를 통틀어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인 줄리아니는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에게 뉴욕 시장 재임시 9ㆍ11 테러후 탁월한 위기 수습 능력을 보여 준 강한 지도자로 인정 받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는 18일 줄리아니가 깜짝 놀랄 만한 기행을 자주 보여 온 사례를 들며 의구심을 표했다.
신문은 기사와 함께 줄리아니가 2001년 뉴욕 라디오시티뮤직홀의 로켓쇼에서 하이힐과 스타킹 차림으로 무대에 섰던 모습의 사진도 함께 실었다.
신문에 따르면 줄리아니는 시장 재직시 야세르 아라파트 전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을 링컨 센터에서 쫓아내 국제적 논란을 빚은 것을 비롯, 브루클린 박물관의 전시 내용을 둘러싸고 시 예산 중단 계획을 밝히며 이른바 ‘문화 전쟁’을 수행했다.
주변을 자기 의견에 이의를 달지 않는 ‘예스 루디맨’으로 채우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으며, 범죄 소탕에 공을 세웠던 윌리엄 브래튼 전 뉴욕시 경찰청장과도 불화 끝에 그를 축출했다.
1994년 뉴욕 주지사 선거 당시엔 동료인 공화당의 조지 파타키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의 마리오 쿠오모를 공개 지지했다. 97년에는 과거 마릴린 먼로가 존 F 케네디 전대통령을 위해 ‘생일 축하해요, 대통령 각하’라고 노래했던 장면을 연상시키듯, 여장 차림으로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2000년 힐러리와 뉴욕주 상원의원 자리를 놓고 경쟁했을 때는 방송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불화를 겪던 전처 도너 하노버에게 일방적으로 별거를 통보하고, 현재 부인으로 당시 내연 관계였던 보좌관과의 애정을 자랑하다 선거전에서 도중 하차했다.
이 신문은 “줄리아니는 의심할 수 없이 강하고 유능하며 뚜렷한 비전의 소유자로, 위기에 지도력을 갖췄다”고 칭찬하면서도 그가 백악관에 입성할 경우 “실책에도 불구하고 노선을 바꾸지 않을 정도로 오만하지는 않을지, 주변을 또다시 ‘예스 루디맨’으로 포진시키는 것은 아닐지” 의문을 제기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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