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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 흐르던 세계경제 ‘역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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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 흐르던 세계경제 ‘역류’할까

입력
2007.03.1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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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미국은 세계경제의 ‘엔진’으로 불렸다. 미국이 재채기만 해도 세계경제는 홍역을 앓아야 했다. 그러나 중국 등의 부상으로 이런 등식이 계속 성립할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 전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상반된 견해를 보여 이런 논쟁에 불을 붙였다.

미국과 세계경제의 디커플(차별화) 현상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유럽 증시는 이미 미국발 경기후퇴 악재를 견뎌낸 모습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짐 오닐은 이런 점에 주목, 세계경제의 탈미(脫美)를 지지한다.

그는 유로권 13개국과 일본 영국, 그리고 브릭스(BRICs) 4개국이 지난해 4분기에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점을 중시한다. 세계의 성장엔진이 멈춘 사이 이뤄낸 성과인 때문이다. 같은 시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2% 성장해 1분기에 비해 절반 이상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역시 세계경제의 호조세를 전망하며 전년의 탈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경제는 수치로 볼 때 불경기에 빠져들고 있다. 올해 미 경제성장률은 2.5%로 전년 3.3%보다 뒷걸음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동산 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마저 2.1%로 하향 수정되고 있고, 올해 연방 기준금리는 현재 5.25%에서 세 차례 인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올해 세계경제는 전년 4.8%과 유사한 4.2%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선진국은 2.4~3% 수준, 브릭스 4개국은 브라질(3.5%)을 제외한 러시아 인도 중국이 7~10%대 성장을 구가할 전망이다. 일본과 독일이 본격 성장세에 접어들지 못했지만 독일은 전년 4분기에 2000년 6월 이래 최대치인 3.7% 성장 했고, 일본도 느리지만 성장률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블룸버그 통신은 세계경제의 디커플은 사람들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이며, 현실적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향후 세계경제의 탈미는 불가피하겠지만 지금 세계는 여전히 미국 소비자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에 동의하는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세계 경제가 대미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해 있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8,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아시아와 유럽은 이 수치만큼 부족한 국내시장 수요를 미국에서 상쇄한 셈이다. 일본과 중국의 수출 가운데 24%와 40%, 그리고 캐나다와 멕시코 수출의 84%와 86%가 미국으로 향했다. 미국 경기후퇴의 여파가 중국 일본을 넘어 대만 한국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구매력 기준으로 2001~2006년 세계경제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기여도는 43%라고 골드만삭스는 추정했다. 스티븐 로치는 “교역 연관성을 감안하면 이 수치가 60%를 넘어선다”며 “글로벌화가 오히려 디커플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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