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올해 크게 올라 세금폭탄이라는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했던 서울 강남과 목동 아파트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 부담이 최고 3배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세 원칙에서 본다면 세부담이 갑자기 2~3배씩 늘어나는 것은 비정상적이며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보유세는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라는 면에서 더욱 그렇다. 아무리 강남에 집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수 백 만원에 이르는 세금을 내기에 벅찬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세부담 증가의 원인이 지난해 해당 집값이 폭등한 때문이라는 전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공시가격의 체계상 시세가 오르면 과표도 따라 오르게 돼 있다. 폭등하는 집값이 국가 경제ㆍ사회적 기반을 뒤흔드는 상황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여론의 강한 뒷받침도 있다.
집값의 폭등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보유세 부담 증가는 고급주택의 보유비용을 높임으로써 집값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세금을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잘만 하면 한해 수 억원씩 집값이 오를 수 있는데 몇 백만원의 보유세가 무서워 집을 내놓을 사람은 거의 없다. 세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당분간 버티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결국 집 한 채가 유일한 재산인 장기보유자나 고령 은퇴생활자들만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이들에 대해서는 세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급주택의 매물 증가에 따른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가 현실화하려면 집을 팔고 나갈 수 있는 퇴로를 열어 주어야 한다. 집을 팔려 해도 양도차익의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계속 집을 갖고 있겠다는 사례가 많다.
양도소득세 완화를 정권적 금기사항으로 여기는 경직된 태도는 오히려 집값안정에 독이 될 뿐이다. 외곬으로 집값 안정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제도의 허점을 살피고,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해 주려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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