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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쓴 오페라, 세계무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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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쓴 오페라, 세계무대 선다

입력
2007.03.1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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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진은숙씨 작품, 獨바이에른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윤이상 이후 35년 만에… 세계적 극작가·성악가 함께 해

서울시향 상임작곡가로 활동 중인 세계적 작곡가 진은숙(46)씨의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가 6월30일 세계 정상의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서 초연된다.

이 극장에서 한 달간 열리는 뮌헨 오페라 페스티벌의 개막 공연으로 첫 선을 보이며, 11월까지 7회에 걸쳐 관객을 만난다. 이 극장에서 국내 작곡가의 작품이 연주되는 것은 1972년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 이후 처음이다. 2008~09 시즌에는 LA 오페라에서도 상연될 예정이다.

진씨는 1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3년간 이 오페라 작곡에 매달려온 끝에 며칠 전에 완성했다”면서 “유럽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오페라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기쁘다”고 말했다.

진씨의 첫 오페라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는 루이스 캐럴의 동명 동화를 소재로 했으며, 캐럴 연구가인 미국 수학자 마틴 가드너의 연구서를 토대로 작곡됐다. 진씨는 “재미있는 소재에 맞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단순한 멜로디를 사용했다”며 “오페라와 뮤지컬의 중간쯤 되는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오페라에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를 쓴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이 영어 대본을 썼고, 독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가 연출한다.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의 음악감독인 켄트 나가노가 지휘봉을 잡으며 오페라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영국 소프라노 귀네스 존스가 여왕을 연기한다.

존스는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공연 사상 최고로 손꼽히는 1976년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100주년 기념 공연에서 브륀힐데 역을 맡았던 소프라노다. 이 밖에 메조소프라노 제인 헨셸, 소프라노 샐리 매튜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음악 칼럼니스트 정준호씨는 “<파우스트> 나 <로미오와 줄리엣> 등 많은 문학 작품이 음악으로 만들어졌다. 현대 작곡가들의 경우 대중이 공감하는 대본을 얻기가 쉽지 않은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지만 아직 음악으로 만들어진 적이 없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를 선택했다는 점이 신선하다”면서 “무대를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대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독일에 거주하며 작곡 활동을 하는 진씨는 2004년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았으며 베를린 필의 지휘자 사이먼 래틀로부터 세계의 차세대 작곡가 5인 중 한 명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진씨는 현재 2008년 영국 최대 음악 축제인 BBC 프롬스(Proms)에서 첼리스트 알반 게르하르트에 의해 초연될 첼로 협주곡을 작곡하고 있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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