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으로 시중 자금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좇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은행의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은행들도 최근 앞 다퉈 ELD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익률로 실망을 안겨준 ELD 상품에 고객이 다시 발길을 돌릴지 아직은 미지수다.
◆ELD 잇따라 출시
ELD는 원금이 보장되면서 연계된 각종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종합주가지수(KOSPI) 연계형인 경우 코스피가 10% 오르면 7.5%, 20% 오르면 15% 식으로 이자가 주어진다.
은행들은 아울러 ELD 상품에 가입하는 액수만큼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정기예금 금리도 6%대로 높게 주는 복합상품도 내놓고 있다. 예금의 반은 6%대의 금리가 확정되고, 반은 지수에 따라 10% 이상의 수익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요즘 같은 주가 급등락기에 가장 적합한 상품이라며 은행들이 ELD 판매에 팔을 걷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명품브랜드 기업 주가 연동형 ELD 상품에 이어 14일 코스피200 연동형, 닛케이225 연동형, 금 가격 연동형 등 ELD 3종을 출시했다.
코스피200 연동형은 만기 1년짜리로 최고 연 1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가입금액 이내에서 정기예금에 대해 연 6.0%의 확정금리를 지급한다.
하나은행도 27일까지 ELD 2종을 판매하고 있고 농협과 대구은행도 ELD 상품을 내놓았다. 농협은 금 가격 지수 연동 ELD 상품에 가입하는 액수만큼 정기예금을 들면 예금이자를 6.7% 지급하고, 대구은행은 금리를 7%까지 높였다.
◆지난해 실적은 미미
지난해에도 '꿩 먹고 알 먹는 상품'이라는 은행들의 광고로 5대 은행에서만 3조5,000억원 어치가 팔렸지만 ELD 상품의 실적은 초라했다. 지난해 만기가 돌아온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ELD 76개 중 44개 상품이 저축은행 1년 평균 정기예금 5.2%에 못 미쳤고 34개는 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인 4.4%에도 미달했다.
수익률이 0인 상품도 4개있었다.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던 데다 일부 상품들은 주가가 일정수준 이상 넘어서면 수익률이 오히려 제로가 되거나 낮게 고정되는 녹아웃 조항을 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은행의 미끼 금리에 속았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올해는 좋을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그 동안 가입자들의 원성을 샀던 녹아웃 조항이 없어지는 등 수익률을 낮추던 요인이 많이 없어졌고 코스피도 하반기 이후 좋아질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올해는 가입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ELD 상품 수익률이 1년 만기일 시점의 지수에 따라 결정되므로 당일 지수 여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펀드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ELD는 펀드와 달리 수익률이 높아도 중도 환매할 수 없고, 만기 기준일에 지수가 나쁘면 기간 연장을 하지 못한 채 낮은 수익률을 감수해야 한다.
선택은 가입자에 달려 있다. 장단점을 비교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다. 다만 가입하기 전 녹아웃 조항 유무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게 좋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말한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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