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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 확충' 생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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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 확충' 생존게임

입력
2007.03.1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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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선정 안되면 도태"… 유상증자 줄이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땐 증권사 지각변동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이 잇따르고 있다. 근래에 없던 일이다. 영역별 장벽을 허물어 외국계 증권사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대형 투자은행을 육성하자는 것이 자본시장통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취지.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법 시행 이후 전개될 치열한 경쟁에 대비, 미리 '실탄'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한 자기자본 확충이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하는 투자은행이 되려면 어지간한 리스크는 감당할 수 있는 밑돈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기자본 확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 올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3일 3,375억원(675만주) 유상증자의 대금 납입을 완료했다. 이로써 6,000억원 안팎이던 자기자본이 9,300억원대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측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투자은행으로 변신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유진기업이 인수 작업을 진행중인 서울증권도 12일 이사회를 열어 현 발행 주식수와 같은 2억7,06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주주 배정 방식으로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증자 후 서울증권의 자기자본은 3,200억원대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회사 관계자는 "장외파생금융상품이나 자기자본 투자(PI), IB 영업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해 자본 확충이 절실하다"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대형 투자은행으로 거듭나려면 자본 확충을 토대로 새 경쟁 환경에 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대주주인 신한금융지주의 지원을 토대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월 사모사채로 마련한 재원으로 3,000억원의 유상 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5월 2,000억원의 추가 증자를 통해 총 5,000억원의 증자를 완료할 계획이다.

옛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ㆍ합병(M&A)으로 규모가 커진 은행ㆍ카드 부문과 달리 증권 부문의 경쟁력이 낮아 자칫 낙오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동걸 사장은 "늘어난 자본금으로 공격적인 IB 영업을 전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밖에 대한투자증권이 1월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했으며, 이트레이드증권은 2월 130억원의 증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자기자본 투자에 나서기에는 아직도 '실탄'수준이 낮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최근 증권사들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움직임은 긍정적"이라며 "증권사가 다른 금융권이나 외국계에 비해 아직은 자본의 절대 규모가 적은 만큼 이익 확대나 추가 증자 등을 통한 자기자본 확충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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