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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선택은…"결정이 어려우면 더 어려운 길 택하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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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선택은…"결정이 어려우면 더 어려운 길 택하라 했다"

입력
2007.03.14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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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경선 안되면 불참' 관측우세…재경선 모색·탈당 등 전망 다양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4일 자신의 거취와 관련, “(옛말에) 어려운 길들 중에 결정이 어려우면 더 어려운 길을 택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봉은사 법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백척간두 진일보’(百尺竿頭 進一步ㆍ위태로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한 발 더 나아갈 때 새 길이 열린다)는 구절을 인용, “천길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데 풀 포기를 잡으러 안달하면 무슨 소용인가”, “뭇 사람은 결과를 중시하고 보살은 씨앗 심기를 중시한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손 전 지사가 마침내 마음을 비우고, 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손 전 지사측이 연일 경선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은 단순한 엄포 수준이 아니다. 다음주 초께 확정되는 당의 경선 룰 최종안에 그의 주장(9월, 오픈프라이머리 실시)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불참을 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손 전 지사와 가까운 정문헌 의원은 “손 전 지사가 순교할 생각도 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캠프에선 “불참 선언 직후 3차 민심 대장정을 떠나 철저히 잊혀진 뒤 극적으로 재등장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한다.

손 전 지사가 불참을 택하면 이명박 전 시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가 여권 공세 등에 치명타를 입어 낙마할 경우 재(再) 경선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외부 정치 지형의 변화를 기다릴 수도 있다. 그의 주변에선 “중도ㆍ개혁파 정치세력을 모아 정계개편을 주도할 사람은 정치권, 비정치권을 통틀어 손 전 지사뿐”이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식의 ‘제 3의 길’을 주창하는 그림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극단적으로 탈당을 택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하지만 측근들은 “탈당하면 본인도 당도 죽는 길임을 아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손 전 지사가 탈당을 통해 여권 대선후보가 되려면 한나라당의 분열과 김근태,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의 기득권 포기 등 어려운 조건들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지만 이렇게 되기는 쉽지 않다.

반면 손 전 지사가 경선에 참가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정치권에선 “경선 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불참을 택했다가 정치인 손학규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며 백의종군을 주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경선에서 장렬하게 패배해 당심을 얻은 뒤 두 주자가 낙마할 가능성 등 또 다른 기회를 보는 게 낫다는 논리다. 이와 함께 경선 승자와 연대하거나, 경선 과정에서 2위인 박근혜 전 대표와 손을 잡은 뒤 다음 대선을 노릴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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