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월 말 중국 주가가 갑자기 하락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주식시장이 요동을 쳤다. 각 국의 환율과 금리가 급등락하는 등 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급변하거나 기업의 해외투자계획이 차질을 빚게 돼 우리 경제활동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결정하는 두 요소, 즉 금융 요인과 실물 요인 측면에서 최근의 불안요인을 살펴보자. 우선 금융 측면에서는 국제유동성 사정이 빡빡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사실 최근 수년간 국제 투자자들은 저금리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조금 위험해 보이더라도 돈이 될 만한 곳에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왔다. 이에 힘입어 각 국의 주가가 크게 오르고 금리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주요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미국은 2004년부터 금리를 계속 올려왔고 유럽 국가들은 물론 중국, 일본 같은 나라들도 여기에 동참하면서 국제유동성 사정이 예전 같지 않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거라고 보고 있다.
실물 측면에서도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경제가 조금 이상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주택가격이 2000년 이후 크게 올랐는데 계속된 금리인상으로 이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린 가계의 소비가 감소하고 이것이 경기둔화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을 감안할 때 미국이 기침을 하면 세계가 몸살을 앓는 형편이라, 지금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여기에 집중되고 있다.
다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저런 국제금융시장의 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지구멸망 예언이 맞지 않았던 것은 그의 예언이 너무 유명해졌기 때문이라는 농담처럼 국제금융시장의 문제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기에 그 충격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조사국 안희욱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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