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달 13일이 시한인 영변 핵 시설 폐쇄에 앞서 가동중단을 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13일 포착돼 한국과 미국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북측의 초청을 받아 핵 폐기를 위한 초기조치 협의를 위해 북한 방문하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등 IAEA 대표단의 평양 도착을 전후해 취해졌다.
이와 관련, 미 정부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북측이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유지 보수나 그와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북한을 방문한 다음 더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리는 “영변 핵 시설 폐쇄를 준비하는 징후가 보인다”고 밝혔다.
개리 새모어 미 외교협회(CFR) 부회장은 IAEA와 북측간의 협의와 관련, 이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엘바라데이 총장의 방북 기간에 영변 핵시설 폐쇄 감시ㆍ검증을 위해 파견되는 IAEA 사찰단의 권한과 활동 범위 등에 대해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IAEA가 핵시설 폐쇄와 관련해 요구하는 사항은 북측 입장에서 상당히 이행하기 쉽고 특별히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차관보도 “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복귀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사찰단의 접근 수준, 접근 방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엘바라데이 총장 입장에서 2002년 IAEA 사찰단이 북한에서 추방됐을 당시와 비슷한 접근권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측이 IAEA 대표단에 가동중단과 관련한 조치나 조속한 폐쇄를 위한 준비조치 등을 설명할 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엘바라데이 사무총장과 동행한 IAEA 고위급 대표단의 면면이 북측 입장에서 간단치 않아 물밑 신경전도 예상된다.
IAEA 2인자로 핀란드 출신인 올리 하이노넨 사무차장과 잠비아출신의 칼루바 치툼보 안전조치 국장은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다뤄온 고위급 전문가들로 북측의 행동양식에 정통하다.
IAEA가 북핵 문제를 대하는 자세와 분위기를 읽을 수 있고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하이노넨 사무차장은 북측이 IAEA 사찰을 처음 받은 1992년 당시 북측이 신고한 플루토늄량(90g)과 IAEA 추정치(1㎏이상)간의 불일치를 밝혀내는 등 북한의 ‘꼼수’를 잘 알고 있다. 북측 입장에서는 까다롭고 껄끄러운 상대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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