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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이렇게 깎아줘도 남을까? 출혈 할인 마케팅 그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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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이렇게 깎아줘도 남을까? 출혈 할인 마케팅 그 '속내'는…

입력
2007.03.1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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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의 할인 마케팅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주유 할인 리터당 100원, 항공 마일리지 결제 금액 1,500원당 3마일, 대형 할인점 5~7% 할인…. 듣기만 해도 솔깃한 혜택이긴 한데, 카드사들은 과연 남는 장사를 하는 것일까. 남는다면 할인 뒤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주유 할인을 예로 들어보자. 고객이 리터당 100원을 할인해 주는 카드로 휘발유 1리터(1,500원 가정)를 결제한 경우, 카드사는 보통 60~90원을 부담한다.

대체로 카드사들이 정유사와 할인에 따른 손실을 '6 대 4'에서 '9 대 1'까지 나눠서 부담하기 때문이다. 이 때 주유소가 카드결제 수수료로 카드사에 주는 비용은 23원 정도(결제금액의 평균 1.5%). 결국소비자가 100원 할인 카드로 휘발유 1리터를 구입할 경우 카드사는 40~70원의 손해를 본다.

대형 할인점 할인도 마찬가지. 특정 카드를 사용하는 대가로 결제금액의 5%를 할인해줄 경우 할인점의 평균 수수료율(2.5%)을 제외한 나머지(2.5%)는 고스란히 카드사의 손해가 된다. 고객이 10만원 어치를 사서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는 2,500원을 손해본다는 얘기다.

카드사는 왜 이런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을까. 이유는 '미끼 마케팅'에 있다. 미끼(작은 손해)를 뿌려 월척(더 큰 이익)을 낚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카드사들이 노리는 가장 '더 큰 이익'은 바로 자사의 카드를 '메인 카드'로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카드 발급건수(누계)는 9,246만건으로, 국민 1인당 2장 이상, 경제활동인구로만 치면 1인당 3.86장 이상의 카드가 발급됐다. 하지만 지갑의 모든 카드를 골고루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주 쓰는 카드 한 장이 바로 메인 카드다.

카드사들은 고객이 자사 카드를 메인 카드로 사용하면 주유나 영화관람처럼 할인 혜택만 주는 곳에만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른 물건을 살 때 받는 수수료, 현금서비스등에서 얻는 이익을 통해 '미끼'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는 계산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만일 고객들이 할인 혜택을 주는 서비스만 집중적으로 이용한다면 어떤 카드도 이익을 낼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카드사들은 거의 예외없이 손실에 대한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 '월 사용금액 ○만원 이상'과 같은 최소 사용금액 제한이 바로 그것. 주유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그 카드로 다른 물건을 최소 얼마 이상 사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는 대부분 광고에서 슬쩍 빠지곤 한다.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다 혜택을 줄이라'는 구두경고를 받을 정도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는 은행계 카드사들의 전략은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됐다.

지주사 형태로 은행외에도 보험ㆍ증권ㆍ캐피탈사 등을 거느린 이들은 파격 혜택을 앞세워 카드 고객을 늘린 뒤고객의 소비정보를 분석, 계열사의 또 다른 마케팅에 이용한다. 이른바 교차판매(크로스셀링) 전략이다.

한 은행계 카드 담당자는 "카드 고객 정보는 상세한 소비 패턴까지 파악할 수 있어 증권, 보험 고객 정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이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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