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가 사망시 1억원을 보장받는 생명보험에 가입하고는 매달 20만원씩 내기로 했다며 “도대체 보험회사는 무슨 원칙으로 보험료를 산출하냐”고 물어왔다.
보험회사가 보험료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수지상등(收支相等)의 원칙’이다. 즉, 들어오고 나가는 돈(수입과 지출)이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자세히 풀면, 보험사 수입의 원천인 고객의 보험료 총액과 보험회사의 지출 비용인 보험금 및 사업경비의 총액이 같아지는 선에서 보험료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보험사는 예상되는 보험금과 경비를 먼저 산출한다. 이는 과거 경험 데이터를 근거로 수리적으로 계산한다. 예상 보험금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먼저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사망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특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하는 보험금. 이는 예정위험률로 산출하는 위험보험료로 충당한다.
나머지 하나는 적립된 보험료에 예정이율을 반영하여 생존시 계약자에게 지급되는 보험금이다. 이는 저축성 보험료로 충당하는데 두 경우 모두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예정 보험금과 보험료가 같아지도록 계속 조정해야 한다.
보험회사는 또 계약자들이 납입한 보험료를 자산으로 적립해 운용수익을 얻게 되는데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손해나 이익을 보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 계약기간 동안 예상되는 이익률을 감안해 고객이 낸 보험료보다 많은 보장금액을 약속하는 것과 회사운영에 필요한 각종 경비(신계약비, 유지비, 수금비 등)를 예정률로 계산해 보험료에 반영하는 것도 모두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애초부터 수입과 지출을 맞추도록 보험료를 정했음에도 보험사별로 매년 순이익 차이가 나는 것은 예상했던 이익과 실제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좀 더 경비를 줄이고 운용수익을 많이 낸 회사가 반대의 경우보다 이익이 많다는 뜻이지 처음부터 보험료를 높게 책정한 결과는 아니라는 것이다.
수지상등의 원칙을 위배하고 회사나 소비자 어느 한쪽 만을 위해 보험료를 산출하면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오게 된다.
윤성원 대한생명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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