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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모네와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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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모네와 반 고흐

입력
2007.03.12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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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라는 말은 한 신문기자가 처음 명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이 르르와 기자는 1874년 4월 <인상파 전시회> 라는 제목으로 파리시의 한 전시회를 보도했다. 클로드 모네의 유화 <인상, 해 뜨는 광경> 을 보고, 한껏 경멸을 퍼부을 꼬투리를 찾아낸 것이다.

당시 주류 미술은 세련되고 전통적이지만, 진부한 살롱 그림이었다. 모네의 이 그림은 거칠 정도로 붓 터치가 자유분방하다. 그러나 모네 주변의 화가들은 오히려 이 '인상파'라는 모멸적 명칭 아래 뭉쳤다. 그들은 새로운 깃발 밑에 살롱 미술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연의 혁명적인 미학을 펼치기 시작한다.

▦ 그러나 인상파라는 말이 사용된 것은 그 때가 처음은 아니었다. 화가 에두아르 마네와 관련된 <회상> 이란 글은 다른 얘기를 들려 준다. '인상파라는 표현은 모네의 <인상, 해 뜨는 광경> 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1858년 우리들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토론 중에 나온 인상파라는 말이 모네의 그림 제목이 되고, 다시 비아냥거리는 기사의 제목화 하면서, 일반에게 널리 알려지고 사랑 받게 되었다.

▦ 그 유명한 인상파 화가 중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이 국내에서 대대적으로 전시된다. 모네 전은 6월부터 9월까지, 반 고흐 전은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열린다. 두 전시회를 모두 한국일보사와 서울시립미술관이 개최한다는 점에서 큰 긍지를 느낀다.

우리가 문화나 미술에 대해 높은 지식과 교양을 지녔다 하더라도, 미술사적 의미가 큰 이런 전시회를 볼 기회는 흔하지 않다. 2002년 월드컵 대회를 고대하던 심정으로 이 두 전시회를 기다리게 된다.

▦ 모네는 인상파적 특성을 처음으로 선명하게 드러낸 화가다. 그는 화사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들로 인상파 회화의 바탕을 다졌다. 초기에 야유와 경멸을 받아오던 그는 마침내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행복한 생을 마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반 고흐는 인상파 그림의 성취와 한계를 함께 느끼면서, 인상파를 뛰어넘어 야수파와 표현주의로의 탈출구를 연 불우한 화가다.

본능 같은 열정과 상상력으로 미친 듯이 그림을 그리다가, 37세로 삶을 끝낸 전설적 작가다. 두 위대한 화가의 작품을 서울에서 본다는 것은 지금부터 가슴 설레는 일이다.

박래부 논설위원실장 parkr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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