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벤치마킹땐 현지화가 성패 좌우
미국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 아이디어를 얻거나 해외 브랜드를 그대로 도입해 창업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의 창업아이템을 조사ㆍ알선하는 컨설팅사나 여행사까지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인기 아이템이라고 해서 무작정 들여오면 낭패를 볼 위험이 크다.
실제로 얼마 전 국내 유수 대기업이 일본에서 히트를 친 소고기 덮밥 프랜차이즈를 도입해 도심 A급 입지에서 문을 열었다가 2년도 못 가 폐업했다.
자본으로 밀어붙였지만 실패한 이유는 도입 시기를 잘못 잡은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지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일본적인 맛을 내세웠고, 가격도 비쌌다. 여기에 국과 김치를 따로 팔아 ‘식당은 푸짐한 인심’,‘반찬은 공짜’라는 인식이 강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수많은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오거나 벤치마킹 되고 있지만 이 중 5년을 넘기는 업종은 손에 꼽힐 정도다. 물론 셀프다이어트방이나 가격파괴 피부관리숍 같은 업종은 일본 뷰티시장을 모방했지만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차이는 무얼까. 우선 우리나라 사람의 특성에 어울리는 업종인가를 간파해야 한다. 가령 스포츠 마사지나 체어 마사지는 선진 외국에서는 보편적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마사지=퇴폐’를 떠올리는 문화가 여전하다.
현지화 작업도 필수다. 특히 외식업은 반드시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게 맛을 조정해야 한다. 그대로 들여오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일본식 돈까스는 7~8년 전부터 수십 개 브랜드가 난립했지만 현재 살아남은 건 우리 입맛으로 승부를 건 몇 곳뿐이다.
가격도 국내 생활환경과 소득수준에 맞게 정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너무 비싸면 오래갈 수 없다. 인ㆍ허가와 특허 문제도 미리 살피는 것은 기본이다.
해외 브랜드를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신중을 요한다. 고가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원가부담이 높아져 시간이 갈수록 경쟁력을 잃기 때문이다. 아이템은 벤치마킹 하되 브랜드는 자체 개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changupkorea.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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