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소위 ‘반쪽짜리’ 영어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상징적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iBT 토플 시험의 첫시행이다. 영어권 수험생들의 최대 ‘취약점’인 말하기(Speaking) 영역이 추가된 것이다. 한국 수험생의 경우 영어를 꽤 잘한다는 학생들도 대부분 30점이 배정된 말하기 영역에서 15점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컴퓨터에 장착된 마이크에 대고 혼자 말하고 녹음하는 생소한 방식인데다, 단순회화 수준을 넘어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논리적 구조를 갖춰야 고득점이 가능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iBT 토플을 공략해야 할까.
먼저, 문법 따로 독해 따로, 듣기, 말하기 따로 식의 학습법을 버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인 강사와 원어민 강사와 팀을 이루는 교습법이 바람직하다. 영어시사주간지 <타임> 에세이를 교재로 한다면 원어민 강사가 에세이를 읽어주고 학생들에게 영어로 에세이의 주제를 말하게 한 뒤, 한국인 강사가 문맥 내에서 어법적 요소가 포함된 문장을 정확히 독해해 주는 방식이다. 언어를 구성하는 각 영역이 하나의 수업에 녹아들어가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타임>
다음으로 혼자 공부하는 방식보다는 수준이 비슷한 친구들과 팀을 구성해 함께 공부하는 방식을 권하고 싶다.
평소 남들 앞에서 영어로 의사를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이 영어로 말하는 것을 듣는다면 예상치 못한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영어단어 Together, Everyone, Achieve, Miracle의 두문자(頭文字, acronym), 즉 TEAM이 의미하는 것처럼 모두 함께 하면 (영어공부의)기적을 낳을 수 있다.
iBT 토플 역시 제한된 시간에 실력을 측정하는 시험인 이상 ‘시험공부’도 필요하다. 말하기의 경우 문제당 15~30초라는 극히 제한된 시간에 맞춰 할 말을 정리한 뒤 45~60초 동안 서론-본론-결론 형식을 완결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iBT120.com 등 전문사이트에서 모의시험을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발음 역시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시험은 디지털로 보지만 채점은 원어민이 귀로 듣는 아날로그 방식이기 때문이다. 주어와 동사, 시제 불일치 등 문법 오류를 최소화 하는 것도 기본이다.
듣기 영역에 대비하려면 CNN 등 외국방송을 6개월 이상 정기적으로 청취해야 한다. 외국방송 뉴스가 어렵다면 국내 소식을 상대적으로 많이 다루는 아리랑 TV 시청도 대안이 될 것이다.
독해 영역은 영자신문 등 영어 읽기를 매일 생활화하는 게 관건이다. 많이 읽는 것보다 지속적으로 읽는 게 더 중요하다.
쓰기는 토플 시행사인 ETS에서 선정한 다양한 예제를 참조하고, 논리적인 구조로 완결된 원어민의 명문장을 많이 읽는 게 좋다.
끝으로 어휘력을 강조하고 싶다. 이는 어려운 단어를 무조건 많이 암기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예를 들어 Practice 같은 쉬운 단어라도 ‘연습하다’는 의미로만 단순암기해서는 곤란하다. ~을 직접 체험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practice law는 (법적인 일을 많이 하는)변호사업을 하다, practice religion은 예배 등 종교적 활동을 하다는 의미로 어휘력을 확장해 적용할 수 있다.
올해 특목고에 입학한 박모군은 “어려운 단어보다는 쉬운 단어를 중심으로 하루 30~50개씩 꾸준히 암기했다”며 “무엇보다 단어공부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송오현ㆍDYB 최선어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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