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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맞장 투어… 밀리는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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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맞장 투어… 밀리는 부시

입력
2007.03.1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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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홈그라운드 이점에 오일달러 선물공세

*‘별장 회담’ 등 곳곳서 수모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에 이어 볼리비아를 방문해 대규모 원조를 약속하는 등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에 맞춰 ‘맞불 투어’를 벌이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차베스’라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언급하지 않기로 한 반면 차베스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대규모 집회를 열고 부시 대통령을 ‘위선자’ ‘역사상 가장 지적 수준이 낮은 대통령’이라며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8, 9일 브라질을 방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10일 우루과이를 방문했다. 우루과이에서 부시 대통령은 차베스 대통령의 ‘퍼주기식’ 중남미 국가 원조 정책을 겨냥, “(중남미의 가난한) 생활상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며, 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같은 날 볼리비아를 방문한 차베스 대통령은 수천명의 군중 앞에서 “미국 대통령이 이제야 가난과 중남미에 대해 걱정하며 도와주러 왔다고 말하지만, 여러분은 그에게 ‘위선자’라고 말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최근 홍수를 당한 볼리비아에 미국의 10배인 1,500만달러의 원조를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을 환영하지 않는 나라는 차베스 대통령이 방문한 국가만이 아니다. 브라질, 우루과이 등 부시 대통령이 직접 방문한 나라에서도 이라크를 침공한 부시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9일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서는 6,000여명이 반(反)부시 시위를 벌였고, 이중 20여명이 연행됐다. BBC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타바레 바스케스 우루과이 대통령과 수도에서 200㎞ 떨어진 별장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시위대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중남미 국가들의 ‘온건 좌파’ 대통령들과 반 차베스 연합을 구축하려던 부시 대통령의 순방 목적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순방지였던 브라질에서 양국 정상은 차베스 문제에 대해 심각한 견해차를 드러냈다고 현지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차베스 대통령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부시 대통령이 “브라질이 중남미 지역에 대한 지도력을 강화해 역내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는 차베스 대통령을 견제해줄 것”을 주문했으나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은 각국의 주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콜롬비아를 방문하고 이어 중미의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방문한다. 이에 맞춰 차베스 대통령도 중미의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니카라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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