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국서 빠진 데 반감… 차베스와 대규모 反美집회 참석키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9일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비슷한 시간에 이웃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축구장에서는 대대적인 반미ㆍ반세계화 집회가 열린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사실상 주도하는 이 집회에는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 초청으로 ‘반미 독설가’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참석한다. 차베스 대통령의 반미 행보야 새삼스러울 것이 없지만, 키르치네르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의 브라질 국빈 방문 중 바로 옆에서 이 같은 반미집회를 여는 것에 대해서는 말들이 분분하다. 이번 남미 순방에 큰 정치ㆍ외교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미국 정부에 대해 아르헨티나가 이런 집회를 한다는 것은 ‘부시 순방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되지 않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번 중남미 5개 순방일정에 아르헨티나를 뺀 것이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심기를 긁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선 유력하다. 전통적으로 남미 주도권을 놓고 브라질과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미국이 첫 순방국으로 브라질을 선택하면서 브라질 방문에 전략적 가치를 강조한 데 대해 크게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안으로 브라질이 상임이사국 후보국에 거론될 때에도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정부의 끈끈한 유대감도 빼놓을 수 없다. 차베스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의 재정난이 심각해지자 지난해부터 4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을 사들여 아르헨티나의 숨통을 터줬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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