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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총리·실장의 할 일은 조용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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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총리·실장의 할 일은 조용한 마무리

입력
2007.03.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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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한덕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지원위원장 겸 대통령 FTA 특보를 총리에 지명하고, 문재인 대통령 정무특보를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한 위원장의 총리 지명을 두고 정계 일각의 진보그룹이 한미 FTA의 졸속 추진을 우려하는가 하면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실무형 총리를 내세우는 것으로 보아 대통령이 임기 말 국정 전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긴 했지만 의례적 수준을 넘지 않는다.

한나라당 내부의 의견이 대체로 의원 개개인의 자유의사에 맡기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어 돌출 변수만 없다면 순탄한 국회 임명동의 과정을 예상해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는 한 위원장이 총리 적임자로서 돋보인다거나 특정 정책 과제에서 특별한 수완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

노 대통령의 임기 말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라 야당의 견제 의욕이 무디어진 결과 임명동의 과정에 굳이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의식이 주된 요인인 것 같다. 이런 의식은 바로 새 총리의 역할에 대한 정치권이나 국민의 주문과 기대 또한 한정돼 있음을 뜻한다.

따라서 한 위원장은 전문관료 출신의 실무형 총리가 될 것이라는 일반적 평가에 걸맞게 정치적 색채를 최대한 배제하고 조용하게 국정을 마무리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분명한 다짐을 해야 한다.

특히 개헌을 비롯, 연말의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멀찌감치 거리를 둠으로써 정치인 출신인 한명숙 전 총리와는 확연히 구별돼야 한다. 현재 막바지 협상 단계에 들어가 있는 한미 FTA 문제를 처리하고 나면, 새 총리의 일은 일상적 국정 관리만이 남는다. 거기에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문 비서실장 기용에 대해서도 '회전문 인사의 최종판'이라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임기 말을 맞은 노 대통령의 친정체제 구축 의욕을 굳이 탓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문 실장이 현 정권의 실세 인물 가운데 균형감각과 합리성이 돋보이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내부의 혼선이나 돌출이 다듬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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