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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예사료총서 "조선 무과시험 커닝땐 곤장 10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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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예사료총서 "조선 무과시험 커닝땐 곤장 100대"

입력
2007.03.09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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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구교수 7~11권 발간… 무관선발·근무규칙·병기류 등 상세히 기술“禮로써 武를 발전시키는 게 무예문화 기초”

국립민속박물관이 2003년부터 5년 계획으로 진행해온 <한국무예사료총서> 발간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옛 문헌에 흩어져 있는 전통무예 관련 기록을 찾아서 시대별로 집대성하는 이 작업은 총 13권 가운데 최근 조선시대 관찬ㆍ사찬 사료를 모아 정리한 7~11권이 나옴으로써 이제 내년에 펴낼 마지막 두 권, 근대 신문편만 남았다. 2004년 첫 두 권, 삼국시대편과 고려시대편으로 시작해서 2005년 3~6권 조선왕조실록편을 냈다.

이 작업을 기획하고 이끌어온 주역은 심승구 한국체육대 교양학부 교수다. 조선 초기 무과(武科)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사 중에도 미답의 영역이던 전통무예를 연구해온 학자다.

“심신수련을 위해 전통무예를 익히는 사람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지만, 학문적 체계화는 아직 멀었습니다. <한국무예사료총서> 는 전통무예 사료를 집대성하는 첫 작업으로서 아주 중요합니다.

기초 자료가 있어야 연구를 할 텐데, 무예 관련 기록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찾기조차 어려웠으니까요. 이제 관련 기록을 한 데 모았으니, 누구나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된 셈입니다.”

그는 전통무예 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에서 태권도를 객관적으로 연구해서 학문적으로 검증한 책이 한 권도 없다는 사실을 든다. 반면 미국 등에서는 동양 무예에 관한 관심이 높아, 전에는 호기심의 대상으로 보았지만 지금은 운동역학이나 철학적인 면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한다.

이번에 나온 7~11권은 조선시대 무예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제 7권은 경국대전 등 조선시대 법전 14종에서 관련 기록을 찾아 모은 것. 무관을 선발하는 무과의 시험 과목과 시행 절차, 선발된 무관들의 근무 규칙이며 병기류, 국방 제도와 전쟁 기술 등에 관한 기술이 상세하다.

무과 시험 중 대리 시험 등 부정 행위가 적발되면 곤장 100대를 때리고 복무 여건이 가장 열악한 수군으로 보낸다는 규정도 자주 보인다. 제 8권은 <국조오례의> <여지도서> <신증동국여지승람> <증보문헌비고> 등 조선시대 의례ㆍ지리ㆍ총서에 담긴 무예 사료를 실었다. 9~11권은 개인 문집과 일기에서 찾아낸 무예 사료를 모았다.

심 교수는 “예(禮)로써 무(武)를 발전시킨다는 정신이 한국 무예 문화의 기초”라고 설명한다. 한국 에서 무예가 기술을 가리키는 무술이 아니라 무예로 불리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는 것.

“우리 문화는 문치를 숭상해왔기 때문에 역사 연구에서도 무예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은 편이지요. 하지만 문과 무는 새의 양 날개나 수레의 두 바퀴 같아서 무의 역사를 몰라서는 우리 역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심 교수는 전통무예에 관한 학문적 연구 외에 무예 관련 전통 행사를 재현하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일도 해왔다. 지난해 10월 경복궁에서 조선시대 <대사례> 를 재현한 것도 그 중 하나. 대사례는 왕이 주최하는 활 쏘기 대회로 장중한 의식과 절차에 따라 음악과 춤을 곁들여 치름으로써 조선의 통치 이념인 예악 정신을 구현한 행사다.

그는 아직 할 일이 수두룩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더 찾고 연구할 무예 자료는 무궁무진하고, 이를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서 오늘에 맞게 활용하는 것도 과제라고 말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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