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국 지음 / 아카넷 발행ㆍ576쪽ㆍ2만5,000원
지은이의 말대로 자유주의만큼 혹독한 비판을 받는 이념도 없을 듯하다. 양극화, 약육강식, 공동체 파괴, 윤리의 타락, 심지어 전쟁까지 자유주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 비판은 정당한 것인가. 그렇다면, 자유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제3의 길, 사회민주주의, 공동체주의, 생산적 복지국가론 등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해 이 책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뭇매를 맞는 자유주의를 옹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유주의만이 살 길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자유주의만이 사회가 지속하는 데 필요한 네 가지 토대 즉 지식, 번영, 분배, 도덕의 문제를 해결할 지혜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대안이라고 나온 것들은 오히려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협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지은이는 지금 한국이 위기라고 진단한다. 자유주의를 오해한 데서 나온 반자유주의 정책 때문에 그리 됐다고 보고 한국 사회를 구할 처방은 자유주의뿐임을 보여주려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지은이는 정치경제학과 사회철학을 바탕으로 치밀한 논증과 검토를 거쳐 명쾌하고도 진중하게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 내용이 못마땅한 독자라 할지라도, 이 책이 지닌 치밀한 논리와 설득력을 부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노무현 정권을 좌파라고 욕하면서 우격다짐을 즐기는 이른바 ‘수구 꼴통’의 사이비 자유주의자들과, 신자유주의를 선택한 노무현 정권을 배신자로 규탄하는 좌파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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