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2020년까지 태양열, 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전체 에너지 소비 중 20%까지 끌어올리기로 합의했다. 온실가스 배출도 2020년까지 20% 감축하기로 했다.
EU 정상들은 환경의제 채택을 위해 7~8일(현지시간)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이 같이 합의했다.
현 7%인 재생 가능한 친환경에너지 사용비율은 진통 끝에 각 회원국에 목표 달성 방안에 대한 융통성을 주는 조건으로 2020년까지 20%로 수준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를 이뤘다.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시설투자 등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확대에 강력히 반대해왔으나, EU 집행위원회가 개별 회원국들과 협의를 거쳐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으면서 합의가 도출됐다.
EU 정상들은 또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EU의 온실가스 규제 노력에 동참할 경우 20%로 합의한 감축 목표를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철회했고, 교토의정서가 2012년까지 EU에 요구한 감축목표가 8%였던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목표다.
환경 의제 최종성명 초안은 향후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 억제와 대체에너지 활용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초안은 EU 회원국들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60~80%까지 감축하고, 에너지 시장의 개방성 확대와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코카서스 및 중앙아시아 국가와 에너지 협력을 강화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2020년까지 EU내 차량 중 20%를 바이오연료 차량으로 대체하고, 수송 부문에서 바이오연료 사용 비율을 최소 10% 수준으로 할 것도 규정하고 있다.
EU 순회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오늘은 미래를 향한 중대한 발걸음을 내딛은 날"이라고 평가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유럽이 자신의 책임과 지도력의 증거를 보여줬다"고 논평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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