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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동호회의 매력

입력
2007.03.0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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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직원이 장소 예약 등 도우미 역할

*회원간 지역·생활수준 비슷 친목 용이

*할인 혜택·백화점 문화행사 초대는 덤

#안과 의사인 구강일(67)씨는 10년 경력의 베테랑'와인 마니아'지만 2년 전까지만 해도 다양한 와인을 경험하고 정보를 교환할 상대가 없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2년 전 단골인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와인매장에서 와인 동호회를 소개 받은 이후로는 이런 갈증이 싹 사라졌다. 구씨는 두 달에 한번 동호회에 나가 회원들과 와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

#자영업을 하는 임훈규(52)씨는 백화점에 등산용품을 구입하러 갔다가 매장 직원의 꾐(?)에 빠졌다. "등산 자주 다니실 생각이면 동호회에 가입해 보시죠"라는 권유에 선뜻 백화점 등산 동호회에 가입한 임씨는 2년째 산행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해외 출장 때문에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할 때는 아내를 대신 보냈을 정도다. 임씨는 참석률이 높아 최근 동호회 3대 회장자리도 맡게 됐다.

백화점이 같은 취미를 가진 고객들을 동호회로 연결시켜 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2005년부터 고객

터 '고객 주도형' 동호회를 후원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이 대표적인데, 현재 점포마다 20개 이상의 고객 동호회가 활동 중이다. 처음에는 백화점측이 단골 고객에게 영화 와인 등산 인테리어 등 '취미형' 동호회 결성을 권유하는 형식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 권유에서 더 나아가 회원들 스스로가 동호회 활동 영역을 사회봉사활동 등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백화점 동호회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의 만족도는 예상외로 높다. 백화점 내의 관련 매장 직원들이 준(準)회원 자격으로 실무를 지원하기 때문에 동호회 운영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등산 동호회 산행에는 백화점에 입점한 등산 등 아웃도어 용품 8개 브랜드 매장 직원들이 항상 도우미로 동행한다. 차량 준비에서부터 등산루트 사전 답사, 뒷풀이 장소 예약까지 모두 백화점 직원들의 몫이다. 회원 수는 대개 100명 내외인데, 회원들은 실비 정도의 회비만 내면 된다.

와인동호회의 경우도 비슷하다. 회원들이 메뉴를 결정하면 음식점 물색부터 메뉴에 어울리는 와인 추천까지 백화점 와인매장에서 맡아서 처리한다.

가끔 와인매장에서 값비싼 와인을 시음할 기회도 주고, 매장 직원이 와인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주기 때문에 회원들 수가 계속 늘고 있다. "모임 때마다 한식 일식 양식 등 메뉴를 달리해 레스토랑을 찾아 다니면서 여러 사람들과 포도품종, 산지가 다른 와인들을 나눠 마실 수 있어 와인 지식이 엄청나게 쌓인다"고 한 회원은 말했다.

주로 생활 환경이 비슷한 백화점 고객이 회원이어서 다른 인터넷 동호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 회원은 "지역이나 생활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이 공통 관심사를 갖고 모이다 보니 회원간 이질감이 적어 친목 도모가 수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덤으로 백화점 VIP고객 대접도 받는다. 와인 동아리 회원은 와인 구매 시 5% 할인을 받고, 영화 동아리 회원은 백화점이 여는 영화시사회에 우선 초대 받기도 한다. 백화점 문화행사에 초대되는 것은 물론이다.

단점도 있다. 한 동호회 회원은 "매장 직원과 친해지다 보니 백화점에 갈 때마다 매장에 들르게 돼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여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 놓았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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