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플란트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치과 치료의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훨씬 폭 넓고 다양해졌다. 임플란트의 치료 결과 또한 기존의 틀니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의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이 있으면 단점 또한 있는 법. 잇몸을 가르고 뼈에 임플란트를 심는 것은 말 그대로 뼈를 깎는 시술로 충분한 마취를 해도 그 공포와 두려움만큼은 어찌 할 도리가 없다.
게다가 임플란트의 개수가 늘어나거나 부가적인 골 이식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술 시간은 더 길어지고 치료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 역시 클 수 밖에 없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치료 중의 불안, 공포, 통증, 불편함에 의한 혈압 상승과 맥박수 증가로 심근허혈이나 뇌졸중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렇듯 임플란트 시술은 조절이 필요한 대사성 질환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뿐 아니라 치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는 여타의 환자들까지도 보다 편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살펴야 하는 조금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많은 분들이 치과에 가면서 어떻게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치과 치료의 경우 통증 이외에 소음이나 기구를 보며 느끼는 불안 또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공포와 두려움 없는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수면치과치료라고 알려진 ‘진정 요법’이다. 진정요법은 치과치료를 할 때 약물 작용을 통해 통증, 공포,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유럽이나 미국등에서는 이미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때 사용되는 약물은 여러 방법으로 투여가 가능하나 정맥주사를 통한 정주 진정법이 효과가 가장 좋고 진정의 정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치료 후에도 환자의 회복이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나 널리 쓰인다.
또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맥주사를 통한 즉각적인 처치가 가능하여 다른 방법에 비해 안전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미다졸람(Midazolam)과 같은 벤조다이아제핀(Benzodiazepine) 계열을 사용한 정주 진정법은, 치료과정 중에 겪는 통증이나 불편, 불안 등이 치료 후에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눈 좀 붙이고 일어나 보면 치료가 끝나게 되는 셈이다.
국내의 한 연구보고서는 광범위한 임플란트 수술이나 공포심이 많은 환자, 전신질환이 있을 경우 무리하게 국소마취 하에서 수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대신 정주 진정법을 쓰면 환자의 불안감을 감소시켜 수술 중 통증인지도가 현격하게 낮아진다고 밝혔다. 즉 정주 진정법을 통해 훨씬 편안하고 안전한 임플란트 수술이 가능한 것이다.
임플란트 수술이 전부가 아닌, 아프지 않은 임플란트 수술이 가능하다니. 그것도 진정요법으로 뼈를 깎는 고통을 없앨 수 있다니 이제 뼈를 깎는 건 더 이상의 고통이 아닌가 보다.
이대목동병원 치과 이호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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