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갈등 조기수습"
이필상 전 총장 사퇴 후 열흘 간 총장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던 고려대가 8일 한승주(67)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를 총장서리에 선임한다고 밝혔다. 온화한 성품으로 명망을 쌓아온 한 교수는 2002년에 이어 두 번째 총장서리직을 맡게 됐다.
한 교수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 종로구 국제정책연구원 사무실에서 몰려드는 축하전화에 일일이 답하면서도 조심스레 부담감을 내비쳤다. 그는 “일주일 전 현승종 이사장이 방문해 처음 (총장서리) 얘기를 전했을 때 부담이 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학교 안정과 발전을 위해 내가 필요하다면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표절논란과 총장진퇴를 둘러싸고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던 고대 상황을 의식한 듯, “연구와 교육이라는 대학 본분으로 돌아갈 것”을 최우선 목표로 뽑았다. 그는 “하루빨리 학내 갈등을 수습해야 한다”며 “국제화와 재원확보라는 외형확장도 필요하지만 우수 교수진ㆍ학생 유치, 국제 연계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내실을 기하는 데 더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총장선출과정 개선 등 향후 과제에 대해 “총장서리 혼자서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견수렴을 거쳐 최대한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장서리는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 1970년 미 UC 버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78년부터 고려대 정외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93∼94년 외무부 장관, 2003∼2005년 주미 대사를 각각 역임했다. 그는 12일부터 총장서리 업무를 시작한다.
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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